10억 굴리기 투자…증권사 고수 10인에게 들어보니
중위험·중수익으로 ‘금리+α’ 노려 분리과세 혜택 ‘선박펀드’ 주목 ‘월지급식 ELS’ 절세 대안으로 정기예금보다 높은수익 CMA도 매력
# 수원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천현상(가명ㆍ56) 씨는 지난 29일 모 증권사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투자세미나에 참석했다. 이 증권사의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프라이빗 클라이언트를 대상으로 열린 이날 세미나는 천 씨를 비롯한 자산가 수십여명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자산가들은 올해 금융소득종합과세가 기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하향조정되고 금리마저 사실상 ‘제로금리’가 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 자산가는 코스피지수가 2000선으로 올라서고 대내외 투자여건이 급변하면서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문의를 다시하는 모습이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던 미국 증시와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금리정책, 올 한해 50% 이상 급등했다가 급락을 반복하는 일본 증시, 눈에 보이지 않는 국가 간 환율 전쟁 등 시장을 예측하고 자산을 운용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전현진 신한금융투자 PWMPV PB팀장은 “어려운 시장환경을 배경으로 자산가들의 자산운용 방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며 “과거 상품 수익률에 포커스를 맞춘 개별 상품접근이 주류였다면 저성장과 저금리, 변동성 확대, 증세라는 키워드에 발맞춰 위험도에 따라 자산배분 전략을 세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2000’을 겨냥하라=헤럴드경제가 30일 증권사에서 프라이빗뱅킹(PB)과 자산운용 상담을 맡고 있는 전문가 10인에게 10억원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의뢰한 결과, 코스피 2000시대를 겨냥해 전체 자산(10억원) 중 20~50%를 직접투자 혹은 주식 관련 상품에 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조남준 동양증권 W 프레스티지 강남센터 PB는 “올해 국내 증시와 해외 증시 간 디커플링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지만 6월 말 뱅가드펀드의 주식매도 물량이 일단락되면서 국내 증시 상승에 베팅할 좋은 시기가 오고 있다”며 “투자성향에 따라 업종대표주나 배당수익이 좋은 통신주를 포트폴리오에 구성하거나 주식형 펀드 또는 ‘KODEX 레버리지+통신주’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최철식 미래에셋증권 WM강남파이낸스센터 수석웰스매니저는 “코스피 2000 돌파는 상반기 우수한 성과를 실현한 ‘중소형주ㆍ가치주 펀드’와 ‘대형주ㆍ업종대표주 펀드’ 사이의 투자비중을 균형 있게 조절하는 기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신규 투자의 경우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인덱스 투자가 유효할 것”으로 전망했다.
서일석 HMC투자증권 압구정 부지점장은 코스피 2000 돌파를 기점으로 10억원의 절반인 5억원을 인덱스펀드(3억원),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2억원) 투자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하라=올해 자산 운용의 핵심 키워드는 ‘절세’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이 하향되면서 자산가들의 관심사는 ‘세테크’로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과세 주식형 상품이나 물가연동채 브라질 국채 등 국내외 채권, 분리과세가 가능한 선박ㆍ유전펀드 등을 통한 절세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기수 하이투자증권 대치지점 부장은 “브라질 국채는 약 10% 수준의 표면이자를 지급해 국내 채권 대비 수익률이 좋고 한국 브라질 간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이 비과세돼 절세효과가 탁월해 자산가에게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박건조에 투자해 배당 수익 등을 얻는 선반펀드는 올해 말까지 1억원에 대한 배당수익에 5.5% 분리과세가 되고 1억원 초과 금액에 대해서도 15.4% 분리과세 혜택이 주어진다”며 “이 펀드는 고정적인 배당금과는 별도로 만기 시 선박가격 움직임에 따라 추가 수익이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과세 시기를 분산하는 전략으로 월지급식 ELS에 투자하는 것도 ‘세금 폭탄’을 피하는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금리시대, ‘금리+α’를 잡아라=전문가 대부분은 10억원의 포트폴리오 중 40%를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투자, 안정적인 ‘+α’ 수익 창출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주식과 채권에 함께 투자하면서 리스크를 낮춘 ‘인컴형’ 상품을 추천했다. 인컴펀드는 채권의 이자수익뿐 아니라 주식의 배당수익 등을 포함하는 펀드로 ‘시중금리+α’의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다.
대안투자로서 헤지펀드 투자도 주목받고 있다. 이희 현대증권 투자컨설팅센터 팀장은 “헤지펀드 일부 상품은 ‘베타(β)’ 수익률이 0.09%에 그친다”며 “기준가 이하에 넣으면 세금이 없어 절세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환기 대신증권 청담지점장은 “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위해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m
gre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