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22일 팬택에 530억원 지분 투자한 것을 두고 지난해 말 부품, 완제품 조직 완전 분리에 따른 유연한 투자전략의 결과물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팬택과의 관계를 경쟁사와 고객사 모두 설정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충분히 이득을 볼 수 있는 판단이란 것이다.
삼성전자와 팬택은 완제품 측면에서는 스마트폰으로 경쟁하는 사이지만 팬택은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이기도 하다. 팬택은 2008년 기준 5년 동안 삼성전자로부터 MCP와 LCD 등의 부품 구입 비용으로 총 6174억원을 사용했다. 삼성전자 IM부문에서 스마트폰을 담당하지만 부품을 담당하는 DS부문 입장에서는 팬택이 고객사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팬택이 지속 성장하는 것이 팬택을 고객사로 두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취할 수 있는 실리다. 팬택은 지난해 영업이익 1052억원, 당기순이익 1882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올해 생존을 걸고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당장의 자금이 절실한 팬택 입장에서 삼성전자의 지분투자는 팬택에 호기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 결정으로 팬택의 3대 주주가 되면서 향후 더욱 전략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나아가 현재 팬택이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주로 조달하는 퀄컴과 더불어 삼성전자 AP도 향후 팬택의 구매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짙어졌다.
이와 함께 국내 시장에서 팬택이 15% 전후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도 삼성전자의 투자 결정 배경으로 꼽힌다. 외산 스마트폰 점유율이 극히 적은 국내 시장에서 사실상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3개사로 구성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팬택과 우호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3각 체제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 때 삼성전자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70%까지 넘어서며 독주 체제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에 이를 부담스러워 하는 삼성전자로서는 팬택의 존재가 필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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