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ㆍ장영선 기자]결혼을 요구하며 국내 유명 탈북자 단체 대표를 스토킹한 30대 탈북 여성이 구속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결혼을 하겠다며 탈북자 단체 대표로 있는 A(50) 씨를 1년간 쫓아다닌 탈북 여성을 업무를 방해한 혐의(영업방해)로 구속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과 이 탈북자 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한국으로 들어온 탈북 여성 B(38) 씨는 지난해 6월 부모님을 한국으로 부르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교회 지인의 소개로 A 씨를 처음 만났다.

이 과정에서 B 씨는 부모님이 남한행을 거절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지만, 매일 이 단체 사무실로 찾아왔다. 이어 B 씨는 “첫눈에 반했다”는 말과 함께 자식까지 있는 A 씨에게 결혼을 하자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A 씨가 거절 의사를 명확히 밝혔음에도 B 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찾아왔다. 하루 종일 사무실 앞에서 기다리는 것은 예사였다. 기다리다 지치면 사무실 건물 지하 1층에 있는 사우나에 들어가 잠을 자고 다음날 새벽에 또 찾아왔다.

술을 사들고 사무실이 있는 옥상에 올라가 밤을 새우는 날도 많았다. 이런 날은 자살 우려로 출동한 경찰이 B 씨를 끌고 내려오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B 씨의 구애는 시간이 지나면서 도를 넘어섰다. 서울 송파구에서 살던 B 씨는 주소지를 단체 사무실 인근으로 옮긴 뒤 사무실 출입문에 ‘매일 찾아오겠다. 각오해라. 사랑한다’, ‘끝까지 따라가겠다’ 등의 메모를 붙이는가 하면, 급기야 탈북자들에게 A 씨의 아기를 가졌으며 곧 결혼할 사이라는 터무니 없는 소문을 퍼트리기도 했다.

결국 B 씨는 지난 13일 사무실 건물 내 화장실에서 A 씨를 기다리다 직원들의 신고로 마지막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조사에서 B 씨는 “A 씨를 사랑했을 뿐인 내가 왜 이자리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나는 A 씨랑 결혼 할 것”이라는 말만 반복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