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ㆍ강승연 기자]“파격세일을 한다고 해서 남양유업 우유를 몇 통씩 사가는 사람들을 보면 지각이 있는 걸까 의심이 든다니까요”

남양유업이 영업사원의 폭언파문과 불공정한 거래관행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불매운동에 동참하지 않는 소비자들까지 이른바 ‘괘씸죄’에 걸려 비난의 화살을 받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를 둘러싼 소비자간 공방이 치열하다.

지난 13일 주부들이 살림정보를 공유하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 한 장이 게재됐다. 재고처리에 나선 남양유업이 폭탄세일에 나서면서 1ℓ짜리 우유가 1480원에 할인 판매되고 있는 현장과, 이 우유를 다섯통이나 장바구니에 담아가는 주부의 뒷모습을 찍은 사진이었다.

이에 대해 비난성 댓글이 쇄도했다. 대 국민사과를 해 놓고 할인 판촉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남양유업에 대한 성토는 물론 ‘세상이 떠들석해도 나홀로 속편한 아줌마’ ‘가격이 왜 저렴한지는 아시려나…’ 등 남양유업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를 지목한 비난까지 이어졌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사는 주부 김모(36ㆍ여) 씨는 “남양유업 제품 불매운동에 동참하지 않으면 ‘나쁜 사람’ 취급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면서 “저렴한 가격에 고민을 하다가도 눈치가 보여 남양유업 제품은 고르지 않게 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 사이에 한 쪽으로 의견이 쏠리는 ‘동조 현상’이 일어나 남양유업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은 ‘나쁜 사람’, 구매하지 않는 사람은 ‘착한 사람’으로 구분짓는 흑백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해석했다.

채규만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남양유업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을 향해 소위 ‘개념이 없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의 심리 저변에는 남양유업에 대한 강한 불만과 분노를 남양유업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표현하는 ‘감정전이’ 과정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두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불매운동에 동참 여부는 순전히 개인적 판단의 영역이므로 남양유업 제품 구매여부를 놓고 법적ㆍ도덕적 잣대로 평가하기는 곤란한 부분이 있다”면서 “우유처럼 품질 차이가 극히 미미한 경우에는 브랜드 자체가 구매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번 사태는 남양유업 사원의 비사회적 행동에 기인한 불매운동이기 때문에, 그 파장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