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예방 앞장…박희순 서대문경찰서 여청과장
전문가 상담제로 적절한 치료·조치 꿈·희망 주는 멘토 프로그램 시행도
“최근 학교폭력을 저지르는 청소년의 연령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처벌하는 것보다 아이들을 바르게 선도하는 게 중요합니다.”
박희순(56·사진) 서울 서대문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2006년 서울 마포서 생활안전과장으로 부임하면서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목격했다. 당시 학교폭력 문제를 다루던 청소년계가 생활안전과 소속이었는데, 학교폭력 등 범죄를 일으키는 청소년이 급증한 시기였다.
“그 당시 청소년 범죄가 많이 발생했어요. 문제를 일으킨 아이들을 보면서 이들을 범죄자로 낙인 찍는 등 처벌하는 것만이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어떻게 선도할지 고민하다가 여러 제도를 도입하게 됐죠.”
박 과장은 이때부터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경미한 초범일 경우 경찰서에서 내사 종결하는 ‘선도조건부 불입건’ 조치와 상담을 통한 치료법인 ‘전문가상담제’를 도입했다.
당시 직원은 이 같은 선도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업무가 급격히 늘어나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6~7개월 후 아이들이 바르게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직원은 박 과장의 정책에 공감했고,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했다. 올해 서대문서 여청과장으로 부임한 뒤에는 ‘학교범죄 분석지도’를 만들어 학교폭력 예방에 앞장서고, 멘토프로그램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명문대 학생과 청소년의 일대일 결연프로그램 ‘돈의모(돈독한 의리의 모임)’를 최근 확대 시행하고 있습니다. 멘토 대학생이 18명에서 42명으로 늘어났고, 혜택을 받는 청소년도 50명이 됐습니다.”
지난 7일에는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한예진)과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끼가 있는 아이들이 예술ㆍ방송수업 등을 들으면서 꿈을 갖게 되면 학교폭력에 빠져들지 않게 됩니다. 한예진 수강모집 공고를 내자마자 청소년이 순식간에 몰려 정원 91명을 바로 마감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어요.”
박 과장은 특히 현장을 둘러보고 문제점을 발견하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다. 2006년 마포서 관내에 방범 폐쇄회로(CC)TV가 한 대도 없자 구의원, 구청 직원을 모아놓고 CCTV 필요성에 대해 설득해 120대를 설치하기도 했다.
“저는 남을 도우면서 보람을 느껴요. 경찰은 시민에게 봉사하면서 급여를 받는 직업이니까 저에게 딱 맞는 일입니다. 30년 전 도움을 준 일로 인연을 맺은 시민과 지금도 연락을 하는데, 이게 바로 일하는 기쁨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민상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