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무설계 FP ‘머니멘토’들 고등학교 찾아 재무설계 재능기부…자산운용법·올바른 저축방법 조언…인생에 대한 멘토 강의까지

지난 1일 서울시 노원구의 경기기계공업고 컴퓨터금형과 3학년 2반 교실. 머리 위 모니터에선 TV 예능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한 장면이 나온다.

“저는 못생기지 않았습니다”라는 개그우먼 박지선의 멘트가 이어진다. “10년 전 고 3 때 담임선생님은 저를 불러 이렇게 말했습니다. 제 얼굴을 보고요. ‘지선아, 넌 남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잘 알지?’(웃음). 그래서 열심히 했습니다. 고려대 사범대 교육학과에 들어갔고, 교육평가ㆍ교육행정 공부에 교생실습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모두 부질없는 짓이었습니다. 이렇게 (개그해) 먹고살기 쉬운 길도 있는데, 왜 선생님은 제가 못생겼다고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했을까요? 이미 고등학교 때 개그를 했다면 전 아마 억만장자가 돼 있었을 텐데요. 선생님! 답은 책 속에 있다고 하셨나요? 아뇨, 여기 제 얼굴에 있습니다.”

학생들이 배꼽을 잡고 뒤로 넘어진다. 얼굴이 못났으니 공부라도 잘해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과 차라리 일찍 개그를 했다면 더 돈을 벌 수 있었겠다는 박지선의 푸념 섞인 개그가 고 3학생들로 하여금 포복절도하게 한 것이다.

이때 신해람 재무설계사(FP)가 학생들 앞에 나선다. “여러분, 아까 화면은 ‘개그콘서트’예요. 잘 아시죠? 개그우면 박지선이 웃기려고 한 말이지만 의미심장한 것 같아요. 여러분은 박지선보다 행운아일 수 있어요. 최소한 사회생활을 4년 일찍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돈 관리’입니다.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쓰는 것’이랍니다. 사회생활을 일찍 하기는 하지만 여러분은 돈을 어떻게 쓰는 것인지를 배우지 않았을 거예요. 제가 일일선생님으로 강의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말은 이어진다. “제 고객 중에는 여러분처럼 특성화고교를 졸업해 일찍 사회로 진출한 삼성전자 등의 직원이 많아요. 그런데 이들이 사회로 진출한 뒤 2~3년 후 돈을 벌기는커녕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하소연하곤 해요. 왜 그럴까요? 학교에서 돈 쓰는 법을 배우지를 못했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에게 저는 오늘 자신이 번 돈을 잘 쓰고 인생을 의미 있게 사는 법을 가르쳐줄 겁니다.”

교실은 한국재무설계 FP들의 재능 기부 현장이다. 한국재무설계 iFP센터 소속의 FP 16명이 경기기계공고 3학년 16개 반에 한 명씩 일일멘토가 돼 재무 설계에 대한 강의를 한 것.

이 교실은 꽃보다 아름다운 재능 기부의 현장, 16개 반 중 한 반이다. 재무설계사들은 이날만큼은 학생들을 위한 ‘머니(Money) 멘토’ ‘인생(Life) 멘토’가 됐다.

재무설계사 멘토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의 차이점, 자산운용법, 올바른 저축방법 등 돈 관리에 대한 조언이 쏟아질 때 학생들은 신기한 듯 귀를 기울였다. 물론 돈 관리 외에도 선배 자격으로 인생에 대한 멘토 강의도 곁들였다.

실제 꿈에 대한 화제가 오르내리자 학생들의 눈에 생기가 돈다.

“여러분, 꿈이 뭐예요?”(멘토)

“전 아빠랑 장사할 거예요. 아빠가 횟집을 해요”, “전 자전거에 관심이 많은데 자전거 CEO할 거예요”,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하는데 돈을 매우 많이 모을 거예요”라는 답들이 쏟아진다.

멘토의 중간 정리 멘트가 인상적이다. “여러분, 다들 꿈이 있어 다행이에요. 꿈과 희망은 좋은 것입니다. 무엇이 되든, 무엇을 하고 싶든 여러분 꿈은 소중하고 귀한 거예요. 저도 재무설계사 경력을 쌓아 제 사무실을 갖고 싶은 꿈이 있거든요. 여러분도 파이팅하시기 바랍니다.”

신해람 멘토는 강의 후 “돈은 행복의 기준이 돼선 안 되지만 꿈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꼭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심어주는 데에 주력했다”며 “비록 전문강사는 아니지만 돈과 인생을 주제로 재능 기부를 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강의를 들은 이희경 학생은 “오늘 강의는 정말 도움이 된 것 같다. 돈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사회생활을 하게 되면 체계적으로 돈을 모을 것”이라며 “또 멘토 선생님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하는 것이 지혜로운 인생’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멘토 선생님의 강의 하나하나에 그렇게 고 3학생들의 꿈은 점점 무르익었다.

김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