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취업을 위해 가짜로 신고한 혼인은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항소1부(부장 손왕석)는 김모(37ㆍ여) 씨가 이모(36) 씨를 상대로 낸 혼인무효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6일 밝혔다.
2000년대 초반 서울의 한 사립대를 함께 다니며 친구로 지내던 김 씨와 이 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할 무렵인 2006년부터 돈을 아끼기 위해 함께 살기 시작했다. 김 씨의 여동생도 함께였다. 이후 3년간 여러 차례 이사했지만 동거는 계속됐고, 전입신고를 통해 주민등록도 같은 집에 뒀다.
그러던 2009년 이 씨는 한 회사에 입사할 기회를 얻게 됐고, 입사 전 연수 자리에서 회사 임원으로부터 김 씨와의 관계를 질문받았다. 이 씨는 단순한 친구일 뿐 이성관계는 아니라 답했지만, 회사 임원은 사원의 품위와 명예를 언급하며 정식 입사일까지 입장을 정리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것처럼 얘기했다.
취업에 실패할까봐 걱정에 빠진 이 씨는 김 씨에게 혼인 신고를 하자고 요구했고, 김 씨는 자신 때문에 친구 인생을 망칠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를 허락했다.
하지만 혼인이라는 중대사를 너무 섣부르게 결정했다고 후회한 김 씨는 결국 혼인 1년여 뒤부터 이 씨에게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1심은 “비록 친한 친구 사이였다고 하나 정신적ㆍ육체적 결합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없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청구를 기각했으나 2심 판단은 달랐다.
2심 재판부는 “김 씨와 이 씨는 참다운 부부관계를 설정하려는 의사가 없었다”며 “단지 김 씨가 이 씨의 취업을 도우려는 방편으로 혼인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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