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지혜 기자] “위메이드와의 인연은 사회공헌을 위한 재단 설립을 함께하며 계속 이어나가겠다.”
평소에도 SNS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전했던 남궁훈 위메이드 대표가 마지막에도 SNS를 통해 업계와 지지자들에게 장문의 사임의 변을 남겼습니다. 남궁 대표는 25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일어났으면 한다”는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남궁 대표는 이 글에서 “어릴 적 여러가지 꿈 중에 많은 이들이 가졌던 선생님이라는 직업과 우리 게임계가 처한 사회적 책임론이 게임특성화 고등학교 설립이라는 꿈을 꾸게 해 주었다”며 “아직은 학교를 운영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지기에 개인과 주변의 여건이 부족하지만 하나씩 채워가며 준비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언론에서는 남궁 대표가 돌연 사표를 제출한 것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해 모바일로 체질개선한 위메이드가 흑자로 전환하는 등 정점을 찍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임을 발표하고 그가 남긴 인사말을 보면 그의 사퇴가 ‘돌연’ 결정된 것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남궁 대표는 “전교생이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받고, 이를 통해 진학도 하고, 취업도 하고 대박도 나는 구조를 만들고 싶다”며 “‘그렇게 게임을 해서 밥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는 질문을 받는 대신 이런 구조적 변화를 통해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게임업계에 대한 그의 고민이 녹아나는 대목입니다.
사실 그간 남궁 대표는 게임업계 수장으로는 이례적으로 업계가 처한 현실과 정부의 규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지난 1월 국회에서 게임규제 법안이 발의됐을 당시 “2012년도 지스타 메인 스폰서였던 위메이드는 이번 법안이 향후 어떻게 진행되는지와 상관없이 법안 상정 자체에 항의하는 의미로 지스타 2013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글을 게시해 게임업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고, 이후에도 게임을 마약과 같이 취급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해왔습니다. 남궁 대표가 퇴임하는 상황을 두고, 정치권의 외압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남궁 대표는 정말 ‘후학 양성’이라는 원대한 꿈을 안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는 “향후 컴퓨터가 기반이 된 미래전에 투입돼 프로게이머들이 막강한 국가 군사 경쟁력이 되고 해커들이 핵공격을 억제할 수 있는 세상을 꿈꿔본다”며 “게임인들이 대한민국의 핵심 경쟁력이 되고 국민들에게 존경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인가 과정 등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고 시간이 걸리기도 하겠지만 재단 설립을 통해 첫발을 내딛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갑작스런 사퇴와 위메이드에서의 성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서강대 교육대학원 교육행정학과에서 수학까지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 게임업계의 미래에 대한 고민만큼은 진심인 것 같습니다. 규제와 창조의 길목에 서 있는 게임업계는 그의 선택에 큰 기대를 걸어봅니다.
서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