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식 기자]산업통상자원부가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 한국-사우디아라비아 간 원자력 분야 ‘장관급 라운드테이블 회의’를 열었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하심 야마니 사우디 원자력재생에너지원 원장(장관급)이 참석했다.

윤 장관은 개회사에서 “한국이 그동안 쌓아온 원자력 기술과 노하우가 사우디의 원자력 사업 추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최근 불거진 원전 비리와 관련해서는 “철저한 원인 규명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 한국 원전의 품질관리체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윤 장관이 먼저 한국의 위조 인증서 부품 사태를 언급하고 나선 배경에는 사우디 원전 수출과 관련 경쟁국들을 의식한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사우디 정부 관계자들은 원전 건설 내년 발주 일정을 앞두고 프랑스, 일본, 중국 등을 다니며 자신들과 가장 잘 맞는 원전 사업 구조를 갖춘 국가를 물색중”이라며 “경쟁국들이 한국의 위조 인증서 부품과 관련한 사건을 사우디 정부에 대대적으로 알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9년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원전을 수주한 한국이 중동 국가들에게 큰 인기를 끈 것을 의식한 처사다.

실제 사우디 측은 한국전력 등이 △원전 국산화 방안 △인력 양성 △연구ㆍ개발(R&D) 분야에서의 협력 등을 제안하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향후 양국 간 협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사우디는 석유ㆍ가스에 100% 의존하는 전력원을 다변화하고자 2032년까지 17.6GW(원전 10∼16기) 규모의 원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1년 11월 사우디와 ‘원자력 협력 협정’을 맺고서 수주 활동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이번 장관급 만남은 수주전의 사실상 첫 단추를 꿰는 자리인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우디 측이 이미 위조 인증서 부품과 관련한 검찰 수사의 진행 상황 등을 세세히 알고 우리 측에 세부적인 질문을 해왔다”며 “사우디 원전 수출 여부가 이번 사건이 향후 한국의 원전 수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