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서병기 기자]방송 출연료는 연예인에게 민감한 문제다. 출연료를 공개했을 때, “너무 많이 받는다”든가 “저것밖에 못 받어”라는 반응이 나오기 쉬운데, 두 반응 모두 해당 연예인에게는 부담스럽다.

방송 프로그램에 기여한 만큼의 출연료를 받는 게 이상적이다. 일반인의 방송 출연료는 별로 많지 않아 문제될 게 없지만, 연예인의 출연료는 천차만별이다. 회당 1000만원이 넘는 고액 드라마 출연료를 받는 소수의 연기자와 회당 몇십만원 정도를 받는 수많은 연기자들이 있다.

이미 종영한 MBC 주말극 ‘아들녀석들’의 미지급 출연료가 총 7억원에 달하는 등 최근 또 다시 불거진 연기자의 출연료 미지급 사태는 빨리 해결해야 할 문제지만, 합리적인 출연료 배분도 만만치 않은 과제다. 왜냐하면 고액 출연료가 드라마 제작사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해 드라마 제작 자체를 위협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주역을 맡는 스타와 몇몇 조연 배우들은 이미 경력을 위주로 산정되는 등급제의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아역들도 몇몇 특급 스타들은 1~5등급으로 나뉘어 차등 지급되는 등급제와 관계 없이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핑클, 젝스키스, 카라를 기획 제작한 이호연 디에스피미디어 사장은 처음으로 히트시킨 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를 끝내고 기자에게 “서기자. 드라마라는 게 원래 이런 동네야. 히트해도 남는 게 없어. 이렇게 되면 앞으로 드라마를 만들 수가 없을 것 같아”라고 말한 적이 있다.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는 주인공인 안재욱과 전광렬이 같은 수준대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광렬의 회당 출연료가 1000만원이 넘어섰다. 하지만 아무도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다. 전광렬은 비록 조연이었지만, 권력을 앞세워 욕망에 사로잡힌 추악한 모습의 ‘장철환‘을 실감나게 연기하며 극에 대한 몰입도를 높여주었기 때문이다. 여자 중년 연기자 중에는 출연료가 매우 높은 편인 윤여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손현주 등 연기 잘하는 몇몇 배우들은 출연료를 더 올려주라고 네티즌들이 요구할 정도다. 아역 김유정은 ‘메이퀸’에서 회당 600만원의 출연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작품에 대한 기여도가 워낙 높아 이 출연료에 이의 제기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니까 출연료를 많이 받는 게 잘못된 게 아니다. 고액의 출연료를 받고도 몸값만큼의 연기를 보여주지 못하는 일부 스타와 광고 스타, 아이돌 가수 출신 연기자들은 출연료 재조정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그것이 건강한 드라마 생태계를 위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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