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ㆍ원호연 기자〕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게릴라식 북미대화 기습제의에 대해 한 목소리로 ‘믿을 수 있는 비핵화 행동’조치를 요구했다. ‘비핵화 카드’를 선제적으로 꺼내들어 사실상 퇴짜를 놓은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17일 “그동안 한ㆍ미 정상회담과 미ㆍ중 정상회담 등에서 확인했듯 미국의 입장은 확고하다. 단순한 대화 제의가 문제가 아니라 북한 비핵화를 위한 성실한 조치와 국제의무 준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지금으로선 북미 양자회담은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도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연결돼 있지만 다른 측면도 많다”면서도 “북미 대화도 북한이 말 아닌 행동을 보여야 진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이날 국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지난달 22∼24일 최룡해 특사가 방중한 것을 계기로 전술적 차원의 국면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이메일 성명을 통해 “우리(미국)는 궁극적으로 한반도 비핵화에 다다를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을 원한다”며 “그러려면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을 준수하는 것을 포함해 국제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북한이 이런 의무를 준수할 준비가 돼 있음을 보여주는 조처를 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데니 맥도너 백악관 비서실장도 이날 CBS 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 “북한은 확산ㆍ핵무기ㆍ밀수, 기타 문제를 포함해 의무를 준수한다는 점에 바탕을 둬야 한다”며 “따라서 미국은 어제 북한이 한 그럴 듯한 말(nice words)보다 행동으로 그들을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분명한 점은 북한이 번지르르한 말로 전통적인 두 동맹국인 러시아와, 무엇보다도 중국의 지지를 받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피하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1991년 남북 합의) → 9ㆍ19 공동성명(2005년 6자회담) → 2ㆍ29 합의(2012년 북미 고위급 회담)‘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 있는 약속 이행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미국이 마냥 대화를 거부하지만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북미간 뉴욕채널을 통한 물밑접촉을 통해 입장차를 줄여가는 식으로 대화가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이렇게 계속 북한의 대화제의를 거부만 할 경우 북한의 핵 능력만 강화시킬 수 있고 책임론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며 “미국도 고민할 것이다. 당분간 말대 말 기싸움을 벌이다가 물밑 접촉을 통해 입장차를 줄여나가는 식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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