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FOMC회의 최대고비로 이머징마켓 2주간 78억弗 유출 ‘E의 공포’ 단기자금 잇단 회수

삼성전자 外人 3조6000억 썰물 코스피 지수도 6.37%나 떨어져 통화·주식·채권 약세 우려 여전

‘계속 부풀 것만 같던 애드벌룬이 언제 터질지 모를 위기에 봉착했다.’

유동성의 힘으로 마냥 오를 것 같던 글로벌 시장이 양적 완화 조기 축소 우려로 풍선에서 바람 빠지듯 급속히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특히 신흥 아시아 시장의 타격이 크다. 지난달 22일 벤 버냉키 미국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 완화 축소’를 언급한 이후로 코스피지수는 6.37%나 하락했다. 일본 주식시장은 두 주 만에 13% 급락했고 브라질ㆍ러시아ㆍ인도ㆍ태국ㆍ인도네시아도 9~12%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남아공 통화는 석 주 만에 미 달러 대비 12%나 절하됐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이머징 시장 자금 이탈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자금 이동 이미 시작했다=이머징 시장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2주간 78억8000만달러가 유출됐다. 미국의 출구 전략 논란 자체만으로도 이머징마켓에 대한 단기 자금 회수로 이어지고 있다. 이른바 달러 캐리트레이드의 축소가 시작된 것이다.

한국 시장에서도 지난 7일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한 JP모간의 부정적 보고서가 나온 이후 외국인이 3조6000억원 가까이 팔아치웠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를 삼성전자 개별 종목에 대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불확실성 부각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머징 시장에 대한 달러 캐리트레이드 자금의 대량 매도가 나타난 것으로도 해석한다. 실제로 한국 시장을 11% 이상 담은 글로벌이머징(GEM) 펀드에서 석 주 동안 81억달러가 유출되고,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펀드(한국 비중 15%)에서도 넉 주간 39억달러가 빠져나가는 등 이머징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은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미국도 당장 6월 FOMC 회의에서 출구 전략 시행을 밝히기보다는 단계적 시행계획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머징 시장에서의 자금 유출이 양적 완화로 인한 실물 경제의 ‘거품’ 논란에 따른 것인 만큼, Fed가 출구 전략 시행으로 이를 자인하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Fed의 출구 전략이 충분한 경제 여건의 성숙 후 단계적으로 이뤄지고, 통화 완화의 근간을 유지할 것이라는 원칙을 분명히 전달하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머징 트리플 약세, 떨쳐내기 어렵다=당장 출구 전략 시행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실제 금융시장 내 양적 완화 축소 우려감은 다소 해소되는 추세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양적 완화 규모 축소는 연내에 단행될 가능성이 크지만 종료는 내년 2분기 정도로 예상되는 만큼 이달 FOMC 회의를 전후로 글로벌 금융시장 위험 수준이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시장의 불안감은 다소 줄겠지만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시장의 자금 이탈 리스크에 대해선 여전히 안심하기 어렵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중 이머징 금융시장의 통화ㆍ주식ㆍ채권의 트리플 약세 현상은 언제든 재연될 리스크가 여전하다”면서 “우선 양적 완화 정책 불확실성으로 달러 캐리트레이드 축소가 나타나고 있고,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을 8.4%에서 7.7%로 하향조정하는 등 중국 경기를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의 펀더멘털 약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 이머징 국가들이 저금리를 바탕으로 채권 발행을 크게 확대시켜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양적 완화 축소에 따른 시중 금리 상승과 이머징 통화 가치 하락은 하반기 이머징 시장에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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