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CJ그룹의 비자금 조성 및 탈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CJ측이 홍콩소재 외국계은행에 차명계좌를 개설했다는 단서를 잡고 은행 관계자에 대해 소환을 통보했다. 앞서 CJ 중국법인장의 출석을 통보한 검찰은 이번 소환 조사를 통해 해외에서 조성된 CJ그룹의 비자금 규모를 확정짓는 막바지 퍼즐 맞추기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CJ그룹 수사의 윤곽이 드러나는 대로 이재현 회장을 소환한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이 회장은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 검찰의 출석요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11일 CJ그룹이 홍콩법인을 통해 홍콩소재 외국계은행에 차명계좌를 개설했다는 정황을 포착, 은행 관계자들에게 검찰에 출석해줄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회장 가계의 집사역을 맡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 모 부사장을 구속수사하는 과정에서 차명계좌의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싱가폴, 홍콩에 있는 CJ그룹 관련계좌들에 대한 정보를 보내달라고 해당국가에 사법 공조를 요청해 둔 상태다.

검찰은 또 이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또 다른 ‘금고지기’인 김모 CJ중국법인 부사장에 대해 지난 10일 재소환을 통보했다. 이 회장의 고교(경복고) 후배인 김 부사장은 2000년대 초ㆍ중반께 회장실장을 역임했다.

검찰은 김 부사장에 대한 소환조사를 통해 비서실 근무 당시 및 중국법인의 활동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다. 또 싱가폴과 홍콩 등에 요청한 CJ 계좌 정보를 확보되는 대로 비자금 및 탈세 규모를 확정짓고, 이 돈의 용처와 자금원을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은 CJ그룹이 지난 6~7년간 국내외에서 비자금을 조성하면서, 주로 해외 법인들을 거점으로 운용하면서 탈세나 국외재산도피, 배임ㆍ횡령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특히 검찰은 CJ 싱가폴 법인이 지난 2011년 1월에야 설립된 사실을 확인하고, CJ가 싱가폴 법인을 통해 약 1000만 달러 규모의 비자금을 조성한 내역 등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2008년 국세청이 적발한 4000억 원대에 달하는 차명재산과는 별개로 조성된 비자금인 것으로 검찰은 파악하고 있다.

한편 지난 8일 신 부사장을 구속한 검찰은 신 부사장의 구속 만료 연장 기한인 오는 27일까지 CJ관련 사건 수사의 큰 줄기를 마무리 짓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는 살아 움직이기 때문에 미리 예단하기 어렵지만, 신 부사장과 이 회장의 사건은 한 사건의 연장선상에 있고, 같은 조직내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같이 처리 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이 같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