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조용필"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가수 조용필은 팬들의 가슴 속에 또 하나의 추억을 남겼다.

조용필은 지난달 31일 오후 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3 조용필 & 위대한 탄생 투어 콘서트 <헬로(HELLO)>'를 개최했다. 약 1만 명의 팬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조용필'을 연호했고, 그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150분여동안 진행된 공연을 즐겼다.

포문은 '헬로'가 열었다. 제목의 뜻처럼 조용필은 두 손을 높이 들어 올린 채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19집 음반 타이틀 곡 '헬로'를 열창했다. 그리고 이동식 무대는 서서히 2층 관객석을 향해 이동, 그는 '나는 너 좋아', '단발머리' 등을 연이어 불렀다.

이후 "오랜만에 뵙는다. 10년 만의 음반이라 타이틀을 정할 때 고민했다. '안녕'이라는 의미를 담은 '헬로'로 정했다"면서 "리허설 당시에 긴장을 많이 했는데, 오히려 무대에 서니까 편안하다"고 첫 인사말을 건넸다.

◆ 신곡과 추억의 조화 '영원한 오빠'

조용필은 이날 19집 음반 10곡 중 8곡을 소화했다. 선공개로 화제를 모은 '바운스(Bounce)'와 타이틀 곡 '헬로'를 포함해 '설렘' '걷고싶다' '널 만나면' 등 10년에 걸쳐 탄생한 신곡이 체조경기장을 울렸다.

새로운 곡의 신선함은 물론 '고추잠자리' '친구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꿈' '모나리자' 등으로 지난 추억을 떠올리게 했다. 곡 리스트에 담긴 신구(新舊) 조화는 객석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다. 중장년층의 부모님 세대가 20대 자녀와 나란히 공연장을 찾은 모습이 눈에 띄었다.

'바운스'와 '헬로'를 부를 때 이들의 호흡은 더욱 도드라졌다. 이번 19집은 젊은 층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킨 만큼 콘서트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 화려한 연출 '가왕의 위용'

이날 공연에는 이동식 무대, 미디어월 등 감탄을 자아낼 만한 첨단 기술이 도입됐다. 조용필은 몇 차례 이동식 무대를 이용해 2, 3층 관객들과 가까이 호흡,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더불어 관객과의 소통 창구 역할을 담당하는 미디어월로 감동을 배가시켰다. 아티스트의 모션을 실시간으로 감지, 대화형의 영상을 구현하며 최신 흐름에 맞춘 젊은 감각의 영상미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3층 관객석 전체에 둘러져 있는 아레나 LED를 체조경기장에서 최초로 시도해 무대와 관객석이 하나 되는 효과를 얻어냈다. 또 곡에 따라 분위기가 바뀌는 화려한 조명은 '가왕'의 위용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조용필의 목소리, 음향은 입체적인 음향 연출을 위한 서라운드 시스템을 통해 최적의 사운드를 선사했다.

이로써 '가왕'의 완벽한 무대가 완성됐다.

◆ 지칠 틈이 없다 '열정의 150분'

조용필은 감미로운 선율에 애절한 목소리를 덧입혀 보는 이들을 숨죽이게 하다가도, 이내 기타를 집어 들고 열정을 쏟아내며 역동적인 공연을 이어갔다.

'친구여'를 부를 때는 반주를 최소화, 오롯이 관객과 호흡했다. 한 소절씩을 나눠부르며 그 어떤 무대보다 듣기 좋은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이는 '큐(Q)'의 무대까지 이어졌다.

감동이 정점을 이를 때 즈음 그는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다시 흥을 돋웠다. 이날 공연장의 1층, 스탠딩 석에 해당하는 곳에는 의자가 마련됐으나 관객들은 모두 기립해 무대 위 조용필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그의 이름을 연호, 노래를 따라 불렀다.

무대 위는 물론, 관객석까지 열정으로 가득 채워진 150분이었다.

조용필은 공연이 후반부를 향해갈 때 즈음 "주위에서 '콘서트를 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면서 "내 생각으로는 음악은 쉬면 못한다. 계속 연습하고 몸을 단련하고 있다. 가수의 생명은 목소리의 밝기라고 생각한다. 이를 잃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이미 베테랑이고, 관록이 붙은 나이 임에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조용필. 여전히 지금보다 내일이, 내일 보다 그 훗날이 더욱 기대되는 가수로 꼽히는 이유가 아닐까.

조용필은 '꿈', '어제 오늘 그리고' '모나리자'를 지나 '헬로'를 다시 한 번 열창했고, 앙코르 무대로 '여행을 떠나요'를 부르며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5월의 마지막 날, 대전 의정부 진주 대구로 이어지는 전국 투어의 포문을 열었다.

이날 공연을 관람한 남성 팬 황효근씨(55)는 "추억이 떠올라서 좋았고, 한 순간도 놓칠 수 없이 소중했다"며 "젊은 시절의 나를 발견할 수 있어 감회가 새로웠다. 새 음반 수록곡 역시 명곡에 버금가도록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조용필, 가왕의 목소리는 기성세대를 추억에 잠기게 했고, 신세대에게는 새로운 추억 거리를 선물했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