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45주년을 맞은 가수 조용필이 돌아왔다. 약 10년 만이다. 정규 19집 음반을 들고 가요계에 복귀한 것. 긴 시간 그의 신곡을 기다려온 팬들은 CD를 구입하기 위해 긴 행렬을 이뤘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풍경. 뿐만 아니라 '가왕(歌王)' 조용필은 이번에 초등학생들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조용필은 지난달 31일 오후 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3 조용필 & 위대한 탄생 투어 콘서트 <헬로(HELLO)>'를 열고, 약 1년 반 만에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났다.

그는 이날 19집 음반 중 '헬로' '바운스(Bounce)'를 비롯해서 '설렘' '걷고싶다' '널 만나면' 등 10곡 중 8곡을 소화했다. 더불어 '단발머리' '고추잠자리' '친구여' '돌아와요 부산항에' '꿈' '모나리자' 등 총 20여 곡을 열창했다.

'헬로'로 포문을 열었고, '헬로'로 마무리 지었다. 앙코르를 외치는 관객들의 목소리가 쏟아지자, 그는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라 '여행을 떠나요'로 대미를 장식했다.

그는 이동식 무대, 아레나 LED, 미디어월 등 첨단 장비들이 동원돼 관객과 가까이 호흡하고, 눈을 즐겁게 했다. 여기에 서라운드 시스템을 통해 최적화된 사운드를 선사했다.

특히 이날 공연에서 눈여겨 볼만한 점은 신구(新舊)의 조화다. 조용필의 팬 층을 대변하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녀, 신세대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자녀들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조용필의 공연장을 찾았고, 가왕의 노래에 열광했다. 이번 19집 음반이 젊은 세대에게도 큰 반향을 일으킨 만큼 예상된 결과였다.

한 관계자는 공연을 앞두고 "콘서트에 온 관객들의 연령층을 보면, 이번 음반이 젊은 층에게도 통했는지 여부를 좀 더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는 곧 현실로 드러났다. 연령을 불문하고 조용필의 이름을 외쳤고, 노래를 따라 불렀다.

조용필이 '바운스'를 부를 때 이 같은 현상은 더욱 빛을 발했다. 큰 화면에는 이 곡이 발표된 당시 인천신흥초등학교 학생들이 동영상을 만들어 화제를 모았던 장면이 흘렀다. 여기엔 초등학생들이 교실에서 '바운스'를 부르고, "조용필 사랑해요"를 외치며 손으로 하트를 그리는 등 천진난만한 모습이 담겨있다.

이어 교실 칠판에 새겨진 '조용필 형님 사랑해요'가 비춰지고, 조용필이 등장해 '바운스'를 이어 불렀다.

조용필이 시대를 막론하고 '가왕'의 입지를 굳히는 순간이었다.

객석도 웃고 조용필도 웃었다. 그는 미소를 머금은 채 "초등학생이 '형님'이라 부르는데,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아직 어리니까 열심히 하겠다"고 화답했다.

조용필의 오랜 팬은 한 방송에서 "교사인데, 이번 19집 음반이 나오고 나서 학생들과 '조용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됐다"고 벅찬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기성세대와 신세대를 하나로 연결시켜 준 것이다. 이야말로 시대를 관통한 조용필의 힘이다.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