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륙시기 담당 관제사 근무교대 충돌 직전에서야 ‘늑장경고’ 논란 인수인계 기본수칙 준수 의문점

美시퀘스터 영향 최근 인력조정 피로도 누적탓 운영미숙 가능성 NTSB 조종사·관제사 조사진행

조종사 과실, 기체 결함 등 아시아나항공 사고 원인을 놓고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여전히 미궁 속에 남아 있는 장소가 있다. 바로 관제탑이다.

특히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나 언론 등이 조종사 과실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지만, 정작 관제탑 속 상황에 대해선 별다른 조사 진전이 없어 의문이다.

최근 미국 내에선 예산 자동삭감(시퀘스터)의 여파로 관제사가 대거 일시해고 되는 등 비정상적인 운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착륙 허가 교신 이후 사고가 임박하기까지 관제탑에선 아무런 경고를 보내지 않았고, 그 사이 담당 관제사는 교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제탑 인력 및 업무 운영 과정이 제대로 진행됐는지 조사가 필요한 이유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 당시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여전히 관제탑 내 상황에 대해선 별다르게 조사가 진전되지 않았다.

10일 조사를 담당하는 미 NTSB가 현재까지 밝힌 교신 내용에 따르면, 충돌 1분여 전 관제탑과 조종사는 “최종 접근 중”이라는 교신과 함께 정상적으로 착륙 준비가 진행됐다. 이후 다시 교신이 이뤄진 건 충돌 7초 전. 고도와 속도가 비정상적이란 걸 확인하며 “고도와 속도를 올리라”는 지시를 내린다.

사고기의 속도가 급속도로 느려진 시기는 충돌 16초 전. 하지만 관제탑의 경고는 이로부터 10여 초가 지난 뒤에야 이뤄졌다. 목격자 증언에서도 착륙을 앞두고 이상하리만큼 비행기 고도가 낮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일반인마저도 비정상적인 상황을 체감했다는 의미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착륙에 있어서 주된 책임과 의무는 조종사에게 있지만, 비정상적인 상황을 사고 직전에서야 전달했다는 건 관제사에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비정상적인 착륙이 진행되고 있던 동안 관제탑에선 해당 담당 관제사마저 교체됐다. 착륙 허가를 내린 관제사와 경고를 보낸 관제사가 다른 관제사란 의미다.

전문가들은 교체 자체를 문제로 볼 순 없더라도 인수인계 과정이 원활히 이뤄졌는지에 대해선 명확히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내 관제사는 “쉼 없이 비행기가 이ㆍ착륙을 진행하기 때문에 담당했던 항공기가 이ㆍ착륙하던 과정에서 근무교대가 이뤄질 수 있고, 업무량이 많은 공항이라면 더욱 그럴 수 있다”며 “다만, 교대과정에서 인수인계 중 내용 전달에 실수가 있거나 시간이 지체됐을 가능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미국 관제사의 피로도가 누적돼 있는 상황이란 점도 주목해야 한다.

미국 연방항공청은 지난 4월부터 시퀘스터 발동으로 공항에서 일하는 직원 4만7000명을 무급휴가 형식으로 일시해고 하는 등 인력 조정에 나선 바 있다. 이 중에는 관제사 1만3000여명도 포함됐다. 그 여파로 공항 대란이 빚어졌고 비행기 연착륙이나 공항 대기시간이 크게 늘었다고 미국 언론에서도 보도한 바 있다.

관제인력 부족으로 공항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관제사 피로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한 것.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은 연간 이ㆍ착륙 항공기만 40만회 이상에 이르는 공항이다.

원래 업무량이 많은 공항에 최근 인력 부족까지 겪으면서 관제탑 운영에 차질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NTSB는 이날 조종사 면담과 함께 관제사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상수ㆍ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