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1 끝내는 ‘푸른거탑’ 민진기 PD

3소대 내무반엔 여섯 남자가 산다. 꽃미남 신병(이용주), 소인배 이병(정진욱), 작업의 신 일병(백봉기), 사이코 상병(김호창), 상남자 분대장(이재우), 그리고 찌질한 말년병장(최종훈). 이름 없는 배우들의 내무반 이야기가 수십만 예비역을 사로잡았다. 남자들뿐이었냐고? 그럴 리 없다. 제작진이 의도적으로 배치한 맞춤형 캐릭터는 여성 시청자에게도 통했다. 직장과 학교에서 봐왔을 다양한 남자들의 면면이었다. 그러자 ‘푸른거탑’은 의외의 ‘대박 콘텐츠’로 떠올랐다.

올 1월 독립편성돼 장장 7개월간 브라운관을 장악했던 ‘푸른거탑’(tvN)이 10일 시즌1의 마지막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상암 CJ E&M 사옥에서 만난 ‘푸른거탑’의 수장인 민진기〈사진〉PD에게 그 시간은 길고도 짧았다. “당분간 군대를 안 가도 된다는 생각에 후련하지만, 여전히 할 이야기가 많아 아쉽다”는 것이다.

“사실 아무도 잘될 거란 예상을 못했죠. 초반 3회까지는 만족할 만한 시청률도 안 나왔고요. 기대가 없었기 때문에 제작비도 부족하고 제작환경도 열악했어요. 그래도 확신은 있었어요.”

‘군대’ 소재 하나만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가능하다는 PD의 통찰이었다. 워낙 변화무쌍한 스토리가 많아 대본마저도 미리 만들지 않을 정도다.

60분 시트콤에 두 편의 이야기를 담는 ‘푸른거탑’은 보통의 드라마보다 평균 5분의 1 수준의 제작비로 꾸려진다. 그 절박함 역시 군대 이야기와 맞아떨어졌다. 부족한 제작비로 인해 스타급 배우들을 캐스팅하진 못했지만, 노상 결핍에 시달리는 군인들의 환경을 그리기엔 그것 역시 안성맞춤이었다. 생생한 ‘리얼리티’였다. 민진기 PD는 때문에 “절박함과 열정, 좋은 스토리텔링과 연기가 있으면 몇억짜리 드라마보다 우리가 더 잘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당연히 “군대 이야기는 어느 드라마보다 우리가 제일 리얼하게 잘 만든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민진기(PD)
올 1월 독립편성돼 장장 7개월간 브라운관을 장악했던 ‘푸른거탑’(tvN)이 10일 시즌1의 마지막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상암 CJ E&M 사옥에서 만난 ‘푸른거탑’의 수장인 민진기〈사진〉PD에게 그 시간은 길고도 짧았다. “당분간 군대를 안 가도 된다는 생각에 후련하지만, 여전히 할 이야기가 많아 아쉽다”는 것이다.
민진기(PD) 올 1월 독립편성돼 장장 7개월간 브라운관을 장악했던 ‘푸른거탑’(tvN)이 10일 시즌1의 마지막회를 앞두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상암 CJ E&M 사옥에서 만난 ‘푸른거탑’의 수장인 민진기〈사진〉PD에게 그 시간은 길고도 짧았다. “당분간 군대를 안 가도 된다는 생각에 후련하지만, 여전히 할 이야기가 많아 아쉽다”는 것이다.

‘푸른거탑’에 담긴 공간의 특수성이 전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먹고싶은 걸 못 먹는 군대 환경에선 뽀글이와 초코파이를 향한 갈망이 터져나왔다. 그들의 사소한 일과가 비장하게 그려질 때 시청자들은 도리어 “군대를 현실과 동떨어진 생소한 조직이 아닌 친근한 공간”으로 여겼다. 대대로 떠돌아다니는 군대괴담이 판을 쳐도 가장 무서운 건 ‘사단장’이라는 불변의 진리, 그러면서도 권위적인 위계질서는 ‘기절이 일과’인 대대장 캐릭터를 통해 친근하게 그려냈다. ‘푸른거탑’이 보여준 ‘계급사회’의 이면과 반전의 페이소스는 민 PD가 지향했던 ‘웃픈(웃기면서 슬픈) 스토리’에 닿아 있었다.

여기에 ‘푸른거탑’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그동안 군대에서 만든 작품들은 하지 않았던 이야기를 하려고 했어요. 좀 더 정확한 이야기,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진실하게 이야기하고 싶었죠. 시즌1이 콩트의 느낌과 개그가 강했다면, 시즌2는 ‘용서받지 못한 자’와 같은 작은 단편영화를 보는 듯한 몰입감이 강한 시즌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더 무겁고 진중한 이야기를 리얼하게 해보려고요. 시즌1 마지막회요? 당연히 반전이 있죠.”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