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남북한 정부가 지난 6일 1박 2일 간의 마라톤 실무회담 끝에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한 원칙적 합의를 이룸에 따라 개성공단이 통행중단 100여일 만에 정상화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이날 합의에 따라 오는 10일 설비 점검과 정비를 위한 개성공단 방문 준비에 돌입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8일 오후 2시 비대위 회의를 열어 방북 인원을 비롯한 구체적인 계획을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김학권 개성공단 정상화촉구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방북 인원을 비롯한 일정은) 협의 후에 결정될 것”이라며 “시간이 얼마 걸린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일정을 봐서 정리가 되겠지만 (기계설비의) 상태를 파악하러 가는 거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측은 남북 실무회담 이후 양 당국이 개성공단 정상화에 대한 원칙적 합의ㆍ완제품과 원부자재 반출에 대한 합의를 이룬 데에 대해 우선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성급히 공단 정상화를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남북한 당국이 재발방지책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 하지만 이번 실무회담에서 재발방지에 대한 남측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 합의가 쉽게 이뤄지지 않은 점을 미뤄볼 때 오는 후속 회담에서 남북한이 재발방지에 대한 합의를 쉽게 이끌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개성공단 비대위 관계자는 “재발방지가 선행돼야 기업들이 개성공단에서 다시 사업을 할 수가 있다. 지금 이 상태에서는 기업이 들어가서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사업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남북 정부가 재발방지에 대한 합의를 도출, 공단 정상화 수순에 돌입한다 해도 당장 생산이 본격화 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설비 점검 이후 기계 보수와 원자재 수급ㆍ바이어 섭외 등 재가동을 위한 준비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업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설비 점검 및 보수에만 적게는 2주에서 많게는 한 달 이상 걸릴 것이란 것이 입주기업 측의 관측이다.
또한 공단 가동중단 장기화에 따른 바이어 이탈 문제도 정상화를 위해 해결해야할 과제다. 바이어 대부분이 이탈한 현 상황에서는 생산이 재개되더라도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입주기업이 입은 피해액에 대한 남북한 정부 측에 대한 대책 마련도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 입주기업 측의 요구다. 지난달 25일 통일부 발표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정부에 신고한 피해 금액은 1조 566억원. 협력업체 피해액 등 기타 손실을 감안하면 피해액은 5~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공동위원장은 “바이어들이 다 등을 돌려서 떠났다. 그들을 어떻게 다시 이해시키고 거래 관계를 유지 할 수 있을 지가 현재로서는 가장 큰 문제다”면서 “기계 설비 보존 부분과 보상 부분이 같이 병행되서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