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 모씨(32)는 평소 배가 자주 아프고 유난히 설사가 잦았다. 최근에는 가끔 구토 증상과 심한 경우 혈변을 보기까지하자 병원을 찾았지만 ‘과민성장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고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하지만 얼마 전 우연히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결과박 씨의 질환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아니라 희귀항문질환인 ‘크론병’ 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염증성 장 질환, 인구 10만명 당 10명꼴 발생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은 장에 염증이 생기는 대표적인 염증성 장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매우 드문 병이라고 알려져 왔지만, 최근 10년 사이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염증성장질환의 대표적인 질환이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이다. 현재 크론병 환자는 우리나라에서 인구 10만명당 3명, 궤양성대장염은 10만명당 7명꼴로 발생하고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진단이 쉽지 않아 보통 과민성장증후군으로 오인받는 경우가 많아 환자가 자신의 병을 알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젊은 층에서 혈변이나 설사가 반복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하게 진단받는 것이 중요하다.

염증성 장질환은 다양한 유전·환경·면역 요인이 장점막의 면역 반응에 혼란을 일으켜 발생한다고 알려져있다. 이 병은 유전력이 있다고 일반적으로 말하지는 않지만 가족력이 있을경우 발생 위험이 2~3% 높아진다고 보고되고있다. 증상은 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자다 깰 정도로 배가 아프다. 6개월에서 1년 이내에 체중이 10% 이상 줄기도 한다. 설사가 멈추지 않고 체온이 37.5도 이상 올라가기도 한다. 염증성장질환을 처음 진단 받을 때의 평균 나이는 크론병은 20대 초반, 궤양성 대장암은 30대 후반으로 주로 젊은층에서 나타난다. 병을 방치하면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2~3배 높다.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은 공통적으로 ‘설사’와 ‘혈변’ 증상을 보이며 치루와 같은 항문주위 질환을 동반해 구분이 쉽지 않지만 크론병은 보통 구토를 동반하고 소화관 전체에 걸쳐 염증이 발생해 영양소 흡수가 잘 되지 않아 체중감소가 심한반면 궤양성대장염은 염증이 대장에 국한되어 있어 영양소 흡수에 영향을 받지 않아 영양장애나 영양결핍이 흔하지는 않다.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아직은 완치방법없어...증상 완화시켜 ‘삶의 질’ 높여주는 것이 중요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은 증상이 비슷하고 혈액검사, 대장내시경, 조영술, 조직검사 등 여러가지 검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하지만 질환 및 상태에 따라 치료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의 완치 방법은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병의 정확한 원인을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료는 부작용 없이 증상을 빨리 완화시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데 있다. 염증 범위나 진행 정도에 따라 항염제, 항생제, 면역조절제 등의 약물을 선택하게 된다. 상태에 따라 호전과 악화, 그리고 재발이 반복되기 때문에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장항문 전문 양병원의 장한정 과장(대장항문외과)은 “염증성 장질환 동양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서구형 질병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증가하는 추세”라며“특히, 불규칙적인 생활습관과 식생활에 노출된 젊은 직장인들에게 많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 영양부족으로 체중감소 우려있어 충분한 열량 섭취필요, 과일,채소 섭취 늘려야

염증성장질환 환자는 다른 질병에 비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대한장연구학회가 최근 ‘세계 염증성 장질환의 날’을 맞아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살 충동을 경험한 환자가 36.9%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복통과 구토·식욕 부진 때문에 영양이 결핍되기 쉽기때문에 항상 먹는 것에 신경을 써야한다. 양형규 양병원장은 “궤양성대장염은 특정음식이 병의 원인이 되지는 않지만 때에 따라서는 음식으로 인해 복통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며 “우유를 먹은 후 설사를 하는 경우 우유를 피하는 것이 좋으며 설탕 함유량이 높은 초코렛, 껌, 콜라의 섭취를 줄이고 인스턴트 식품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고기보다는 과일, 채소섭취를 늘리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궤양성대장염은 흡수 불량 상태가 장기적으로 지속되기 때문에 단백질, 비타민 및 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부족하기 쉽기때문에 식사요법의 목적은 여러 가지 식품을 통하여 영양소를 충분히 보충하여 치료효과를 높이고 식사량을 조절하여 장을 팽창시키지 않을 정도로 대변량을 줄이는데 있다. 양 원장은 “크론병은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식이요법 지침은 없지만 많은 환자들에게서 복통, 설사 등이 나타나며, 영양부족으로 체중감소 등이 있을 수 있으므로 식이요법이 중요하다”며“균형잡힌 식사를 하고 맵고 짠 자극성 음식, 술, 커피, 탄산음료, 과다한 육류섭취, 낙농제품 등은 줄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햇다.

김태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