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여대생 청부 살인사건’의 범인에게 허위진단서를 발급해준 혐의를 받고 있는 세브란스병원 박모(54) 교수에 대한 징계절차가 한달 넘게 지지부진한 상태인 가운데 박 교수는 현재 개인휴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5월 25일 모 방송을 통해 여대생 청부살인 사건의 범인 윤모(68ㆍ여) 씨가 허위진단서를 발급받아 형집행정지로 호화병실에서 지낸 사실이 알려진 뒤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세브란스병원 측은 곧바로 정확한 진상파악을 위해 박 교수를 의대 교원윤리위원회에 회부하고 대한의사협회와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적극적으로 진상 파악에 나서겠다는 당초 발표과 달리 징계절차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13일 연세대 의과대학이 박 교수에 대한 1차 교내윤리위원회를 열었다는 사실만 확인될뿐 의대 측은 관련 정보에 대해 일체 함구하고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 교수에 대한 징계문제를 논의할 인사위원회가 소집되려면 수개월이 걸리거나, 박 교수가 아예 징계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연세대 의대 관계자는 “1차회의 결과는 비공개이다. 2차 또는 3차 회의가 열렸는지도 알 수 없다”라며 “허위ㆍ과장된 진단서를 발급했다는 불법행위가 드러나야 징계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의사협회도 5월 28일 박 교수를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한다고 발표했지만 현재 이에 따른 진행상황은 전혀 확인할 수 없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중앙윤리위원회에 접수해도 그동안의 접수순서에 따라 처리가 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린다. 또 윤리위원회는 극비로 진행되는 것이라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는 게 없다. 징계가 결정되면 공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진상파악이 더디게 진행되는 동안 박 교수는 지난달 말부터 병원을 떠나 개인휴가를 보내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박 교수는 개인휴가를 떠났다. 휴가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윤 씨는 2002년 자신의 사위와 이종사촌인 여대생 하모(당시 22세) 씨의 관계를 불륜으로 의심, 하 씨를 청부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2004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윤 씨는 박 교수가 발급한 진단서에 명기된 유방암, 파킨슨병 등을 이유로 2007년 형집행이 정지된 후 5차례 이를 연장했다.

한편, 서울 서부지검은 지난달 28일 박 교수가 윤 씨에게 허위 진단서를 발급해줬다는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박 교수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