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슈즈 · 패션우산 · 반팔티…

예보로는 다 짐작할 수 없는 변덕스런 날씨가 계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잔꾀’만 늘고 있다. 예상을 벗어나는 날씨를 만나더라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트랜스포머(변신)형’ 패션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대표적인 트랜스포머형 패션으로는 장마답지 않은 장마에 대비한 젤리슈즈 패션이 있다. 젤리슈즈는 신 전체가 고무소재여서 비를 맞아도 끄떡없는 신이다. 비에도 상관없이 편하게 신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격식을 갖춘 차림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게 흠이다.

최근에는 젤리슈즈를 비닐백에 넣어 가방에 휴대하고 다니다 비가 오면 신을 갈아 신으며 장마에 융통성 있게 대처하는 ‘젤도녀(젤리슈즈 신은 도시 여성)’들이 나타났다. 이는 지난달 17일부터 장마가 시작됐지만 정작 비가 온 날은 3~4일밖에 안 되는 등 비가 많지 않은 ‘마른 장마’의 영향이기도 하다.

직장인 이모(31ㆍ여) 씨는 “출근길부터 비가 내리거나 비가 많이 온다고 하면 아예 레인부츠를 신고 나가지만, 비가 많지도 않고 언제 올지도 정확히 짐작하기 어려워서 요즘은 젤리슈즈를 휴대하고 다닌다”고 말했다. 젤리슈즈는 무게도 가벼워 ‘젤도녀’들에게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트랜스포머형 패션의 인기는 유통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고무 소재 신발 브랜드인 크록스의 매출이 지난 5월 43.3% 신장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62%나 올랐다. 레인부츠를 주로 생산했던 브랜드 락피쉬에서도 올해 처음으로 젤리슈즈를 출시했다. 락피쉬의 지난달 매출 신장률은 롯데에서만 220%에 달한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크록스 등 아쿠아슈즈 브랜드 매출이 지난달 67.8%나 올랐다.

홈쇼핑 채널인 CJ오쇼핑에서는 올해 처음 젤리슈즈 방송을 편성했다. 지난달 22일 방송한 브레라 젤리슈즈는 한 번 방송에 5000여개가 팔렸다. 트래스패스에서는 남성들도 비오는 날 신을 수 있는 아쿠아슈즈를 선보이고 있다.

장마철 필수품인 우산도 트랜스포머 형태로 나오고 있다. 비가 오는 날보다 안 오는 날이 많아지면서 땡볕을 막아주는 양산도 겸할 수 있는 우ㆍ양산 겸용 상품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우산, 양산 제품 중 우ㆍ양산 겸용 제품은 전체의 35% 구성비를 차지하고 있다. 우ㆍ양산 매출은 지난달 12% 신장했다.

신세계백화점에서도 패션양산 매출이 지난달 13.1% 늘었다.

홈쇼핑 업계에서는 반소매 티셔츠의 약진도 트랜스포머 패션의 영향이라 보고 있다. GS샵에서는 올해 “반팔 티셔츠만 불티나게 팔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반소매 티셔츠가 일찍부터 많이 팔렸다. 반팔 티셔츠는 보통 6월 등 한여름에 판매되는 상품이지만 올해는 4월부터 판매가 시작됐다. GS샵 관계자는 “올해는 4월부터 낮 기온이 급격히 오르기 시작하면서 낮에는 반소매 티셔츠만 입고, 아침과 저녁에는 여기에 카디건이나 재킷 등을 걸치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GS샵에서 TV방송을 통해 판매하는 반팔 티셔츠는 2008년 17억원, 지난해에는 25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는 1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스튜디오 보니, 알레뜨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반소매 티셔츠를 선보이고 있고, 여성들이 속옷을 따로 입을 필요가 없는 브라탑 티셔츠 등도 나와 선택의 여지가 많아진 게 특징이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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