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학원가 식당업주 요구…“손님관리 차원”해명불구 개인정보 유출 위험
A(25) 씨는 수험생 사이에서 ‘싸고 맛있는 음식이 나오는 곳’으로 유명한 노량진의 한 음식점을 찾았다. 한 달치 밥값을 먼저 계산하면 할인된 가격에 음식점을 수시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밥을 먹기 위해서는 ‘지문’을 찍어야 한다는 업주의 말에 A 씨는 크게 당황했다. 자신의 이름과 지문정보를 개인 음식점에서 보관하는 것이 찝찝했던 A 씨는 결국 발걸음을 돌렸다.
해당 음식점 업주는 “큰 의미는 없고 편리하게 손님을 관리하는 차원이라고만 여기면 된다”고 말했지만, 수집된 정보를 어떻게 관리하고 사용하는지까지 손님은 알 방법이 없다.
일반 음식점에 폐쇄회로(CC)TV는 물론 지문인식기까지 설치되면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행정당국의 체계적인 관리가 부족하고, 정보관리에 관한 법의 세부 준수기준조차 미비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폐쇄회로(CC)TV, 지문인식기 등을 구입해 사용한다고 해서 관할 구청이나 지자체에 허가를 요청하거나 등록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해당 음식점 업주는 “지문인식기를 구입하고 지문정보를 프로그램에 저장해 현재까지 사용하면서 관할 구청에 이를 알린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문은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 중 하나다. 태어날 때부터 가지는 고유한 개인정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사전 동의를 받지 않고서는 지문을 채취 또는 저장할 수 없게 돼 있다.
일각에서는 폐쇄회로(CC)TV와 지문인식기 운용자가 개인영상정보 보호 및 관리 책임이 불분명한 외부 용역업체라는 점에서 더 큰 문제가 된다고 지적한다. 일선 경찰들도 단속 여부에 대한 기준이 분명치 않아 헷갈리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문인식기 제조 판매업체에 대한 행정당국의 점검ㆍ관리, 관련법에 대한 세부 준수기준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전행정부 개인정보보호과는 “손님들이 지문등록기를 반드시 이용할 필요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침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카드나 쿠폰 등 관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데 굳이 식당에서까지 지문인식기를 사용하는 건 과도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