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그룹의 올 하반기 투자ㆍ고용 확대 계획은 재계가 새 정부에 보내는 읍소의 메시지라는 해석이다. 재계는 올 들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 이어 이재현 CJ그룹 회장까지 법정 구속된 데다 통상임금과 환경규제 등 주요 현안이 어느 때 보다도 많이 부각되는 상황. 이에따라 투자와 고용을 연초에 발표했던 계획보다 늘려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도가 읽힌다는 해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30대 그룹이 올해 총 154조7000억원의 투자와 14만700명의 고용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각각 올해 연초 계획에 비해 4%(5 조9000억원)와 10%(1만3000명)씩 늘린 규모다.
지난 상반기까지만 보면 30대 그룹의 투자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10% 줄어든 모습이다. 통상 새정부 첫해 상반기에는 기업들이 정권과의 ‘허니문’ 기간을 의식해 투자와 고용을 다음해 계획까지 앞당겨 추진할만큼 적극성을 보이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요인은 두가지로 압축된다. 대내 요인으로는 최고결정권자의 부재다. 재계 한 관계자는 “투자의 경우 30대 그룹들 입장에서는 총수들의 구속 등으로 인해 당초 계획했던 사업들도 계획대로 벌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고용 역시 통상임금 문제까지 부각되는 상황인데 총수 없이 어떻게 맘놓고 채용 규모를 확대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대외 요인으로는 세계 경기의 불확실성 증폭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그나마 선방했지만 유럽과 미국, 중국 등 매머드급 시장은 아직도 불황의 터널 한가운데 있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30대그룹은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기업들인 만큼 시장 상황을 보수적으로 전망할 수 밖에 없었 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올 하반기 투자와 고용을 대폭 확대한다는 계획에 대해 정부는 고무적인 반응이다. 산업부는“ 하반기 기업들의 투자 이행에 차질이 없도록 투자 애로사항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무역투자진흥회의 등을 통해 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5월과 7월 1ㆍ2차 무역 투자진흥회의를 통해 총 79건의 투자활성화 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당장 9월 국회에서라도 모든 기업들이 힘들어하는 통상임금이나 환경 규제들에 대해서 진전된 안이 나와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재계 분위기를 전했다.
윤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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