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나이 지긋한 한류스타를 주목하라.

지난 23일 방송된 tvN ‘꽃보다 할배’에서 할배들이 대만 국제공항 입국장을 들어서는 순간 깜짝 놀랐다. 수많은 환영인파가 피켓을 들고 할배들을 연호하고 있었다. 박근형, 신구, 백일섭은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환호를 받았다. 할배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경호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할류‘를 톡톡히 체감할 수 있었다.

박근형은 “우리 같은 할배를 여기 사람들이 어떻게 아는지 신기했다“면서 “내가 그 기분을 느껴보기 위해 그 사람들의 손을 대면서 왔다”고 전했다. 신구는 “이 사람들이 다 동원된 줄 알았다. 내 인생 80평생이 다 되는 동안 국내건 국외건 이렇게 환영받기는 처음이다. 아주 행복하다"고 말했다. 당사자들도 잘 모르는 이들의 한류 현상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대만 등 해외의 한국 드라마와 예능 팬들은 콘텐츠가 방송을 타면 거의 실시간으로 인터넷으로 접하게 된다. 하루만에 열혈팬이 스스로 만든 현지어 자막이 붙는다. 그렇게 해서 ‘꽃보다 할배‘도 방송 당일 또는 방송이 나간 하루 후 정도면 중화권과 일본 팬들이 본다. 나영석 PD도 대만에서 ‘꽃할배‘들을 알아보는 팬들이 신기해서 그 연유를 물어봤다고 한다.

박근형(탤런트/영화배우)
나이 지긋한 한류스타를 주목하라.
박근형(탤런트/영화배우) 나이 지긋한 한류스타를 주목하라.

‘꽃보다 할배’에 등장하는 이순재, 박근형, 신구, 백일섭은 한국드라마를 시청하는 해외 한류팬이라면 누구나 바로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자주 등장하는 노년 배우다. 그래서 젊은 한류스타와는 또 다른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간다.

한류는 배용준, 송승헌, 이병헌, 장동건, 원빈, 소지섭, 권상우 등 기존 한류스타 이후 장근석, 이민호, 이준기, 이승기, 강지환, 소녀시대, 카라 등 주로 젊은 스타 위주로 소비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평균 연령 76세인 ‘할배’들의 해외에서의 인기는 한류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젊은 대중스타와는 또 다른 이미지와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들보다는 나이가 조금 아래지만 정동환(64)도 일본에서는 팬클럽까지 거느린 대단한 한류스타다. 정동환이 일본에서 사인회를 열면 일본 아줌마팬 500명 정도는 느끈히 모인다.

정동환은 ‘겨울연가’ ‘가을동화’ ‘봄의 왈츠’ ‘천국의 나무’ 등 한류 드라마에 출연했다. ‘가을동화’때는 송승헌 아버지, ‘겨울연가‘때는 박용하 아버지 역을 맡아 ‘한류스타의 아버지’로 해외에 잘 알려져 있다. ‘동사마’라는 닉네임으로 불리는 그는 차분한 연기와 중후하면서도 포근한 이미지로 일본 중년여성은 물론 젊은 여성들을 은근히 사로잡고 있다. 2006년에는 고 이수현의 이야기를 담은 일본영화 ‘너를 잊지 않을거야’에 이수현의 아버지로 출연하기도 했다.

1973년 KBS 특채탤런트로 데뷔한 정동환은 지금까지 120편이 넘는 작품(드라마, 영화, 연극)에 출연하며 극에 안정감을 부여했다. 최근에도 ‘최고다 이순신’‘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출연했다.

이밖에도 전광렬(53)은 이라크에서 ‘허준’이 80%가 넘는 시청률로 이라크 대통령 영부인의 초청장을 받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중견한류스타다. 이라크에서는 ‘허준’의 인기로 한의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지난해에는 전광렬이 ‘나눔 한방 의료 봉사단’을 이끌고 이라크 봉사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조민기(47)도 일본에서 ‘에덴의 동쪽‘의 인기로 일본 중년 여성들에게 친구 같은 미중년으로서 사랑받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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