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28일 개막

김기덕 감독 ‘뫼비우스’ 비경쟁부문 초청

1932년 시작해 세계 최고(最古)로 꼽히는 베니스국제영화제의 70회 행사가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도섬에서 개막한다.

칸ㆍ베를린과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전통과 권위의 영화축제지만, 거장감독과 할리우드 스타가 몰려드는 칸에 뒤처지고 비슷한 시기 열리는 토론토국제영화제(9월)와 자국의 ‘라이벌’인 로마국제영화제(11월)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 영화를 비롯한 영어권 작품을 대거 초청했고, 정치ㆍ섹스ㆍ전쟁ㆍ외계인ㆍ우주 등 다양한 이슈의 화제작을 내세워 부활을 꾀한 점이 눈에 띈다. 세계적 명성의 거장 감독뿐 아니라 도전적이고 패기만만한 세계 영화계의 신인 작가를 불러모은 점도 베니스가 올해 내놓은 회심의 카드다. 지난해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함으로써 영예를 누렸던 한국 영화는 경쟁 부문에 단 한 편의 초청도 받지 못했다. 김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만 비경쟁 공식 부문 레드카펫을 밟게 된다.

미국 영화와 영어권 관객을 향한 베니스의 ‘구애’는 개막작부터 감지된다. 조지 클루니<사진>, 샌드라 불럭 주연의 3D영화이자 할리우드 메이저 워너브러더스사의 ‘그래피티’다. 허블 우주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를 탐사하던 남녀 박사가 우주선과의 연결이 끊어지고 ‘우주 미아’가 될 위기에 처해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경쟁 부문 초청작 18편 중에선 미국 영화가 가장 많은 5편(공동제작 포함 8편)이고 영국 영화 3편, 호주 영화 1편 등 영어권 작품이 강세다. 할리우드 스타배우인 제임스 프랑코는 자신이 감독과 주연을 겸한 ‘신의 아들’을 들고 리도섬을 찾는다. 코맥 매카시의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변태성욕자이자 연쇄살인범의 이야기를 그렸다. 미국 정치인을 소재로 한 영화도 3편이나 된다. J F 케네디가 총격 직후 병원에 후송돼 일어나는 며칠간의 이야기를 담은 ‘파크랜드’와 1960년대 미국 국방장관 로버트 맥나마라를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더 포그 오브 워’, 그리고 이라크전쟁 당시의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 ‘언노운 노운’ 등이다. 수력발전댐을 폭파하려는 환경운동가의 이야기를 그린 ‘나이트 무브’도 황금사자상에 도전하는 미국 영화다. 이에 따라 잭 애프론, 제시 아이젠버그, 다코타 패닝, 니컬러스 케이지 등 미국 스타가 베니스의 레드카펫을 밟을 예정이다.

세계적 톱스타 배우가 출연하는 영국 영화도 베니스의 라인업에 화려함을 더했다. 영국 거장 테리 길러엄 감독의 ‘더 제로 테오레마’엔 맷 데이먼과 크리스토퍼 월츠, 멜라니 디어리가 출연한다. 스칼릿 조핸슨이 에일리언으로 등장하는 SF ‘언더 더 스킨’,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ㆍ주디 덴치 주연의 ‘필로메나’ 등도 영국산이다.

경쟁 부문 아시아 영화로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와 대만 출신 차이밍량 감독의 ‘고유’ 등이 있으며, 프랑스의 거장 필립 가렐 감독의 ‘질투’도 황금사자상을 노린다.

베니스영화제는 9월 7일까지 계속된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