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축소 · 신흥국 외환위기 확산…국내 증시는

한국 펀더멘털 양호 신흥국과 차별 템플턴 자금이탈땐 채권시장 흔들

양적 완화 축소의 공포감이 신흥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주식과 채권, 통화의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면서 공포가 주변국으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국도 양적완화 이후 투자자금 유입 규모가 상당한 데다 동남아시아로의 수출과 투자 규모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놓을 순 없다. 코스피는 21일 오전 장중 1840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 충격을 받을 수는 있겠지만 한국 시장은 위기의 중심국과는 차별화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한국이 외환시장에서 동요가 거의 없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매기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버냉키 쇼크로 주식시장이 급락했던 지난 6월 고점 1161.4원에 비해 낮다. 지금은 아시아 신흥국과 매를 같이 맞고 있지만 곧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란 자신감이 나오는 까닭이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은 미국의 양적완화가 시작된 2009년 이후 인도, 브라질보다 금융시장에 유입된 자금 규모가 더 크다는 점에서 잠재적 위험 국가가 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경상수지가 뚜렷한 흑자기조를 보이고 금융권의 해외 차입 규모가 타 신흥국에 비해 현저히 적어 차별화된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미국이 양적완화를 실시한 2009년 이후 1400억달러의 주식과 채권 투자자금이 들어왔다. 이는 인도(1070억달러)나 인도네시아(550억달러), 브라질(1010억달러)보다 많다.

특히 동남아시아로의 수출이 증가세였던 한국으로선 이들 나라의 신용 경색은 부담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로의 수출은 2개월 연속 전년 대비 20% 대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정 외국계 투자회사가 국내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것도 문제다. 금융투자업계와 NH농협증권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의 원화 채권 보유잔액 약 101조2000억원 가운데 28조1900억원(27.8%)을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이 보유하고 있다. 템플턴의 펀드운용 전략이 바뀌면 한국 채권 시장이 충분히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채권 투자의 특성상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템플턴이 한국시장에서 자금을 대거 빼낼 수도 있다.

그러나 공포를 키울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아시아 외환위기가 부각된 지난 20일 이후 외국인은 개별종목에 대해 꾸준히 매수우위에 나서고 있다.

22일에도 외국인은 전일 단기투자세력의 하락 베팅을 상쇄하듯 순매수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기욱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21일 외국인이 6거래일 만에 순매도를 보였지만 단타성 세력의 선물 매도세에 따른 차익 매물을 제외하면 오히려 2000억원가량 개별종목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아시아 신용경색 우려가 폭발한 20일 이후 외국인의 매수세가 두드러진 종목은 삼성전자(551억원), 기아차(482억원), SK하이닉스(393억원), 롯데케미칼(306억원), POSCO(200억원) 등 대표 경기민감주다. 낙폭과대 시 저가 매수 기회를 활용해 보는 것도 유효할 것이라는 조언이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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