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영화 ‘감기’ 주인공 수애를 만나다
멜로는 한두 배우의 연기가 힘인데 재난영화는 스태프와 호흡이 중요
강한여성을 인생 롤모델로 삼았는데 이젠 풀어진 ‘수애’를 보여주고 싶어
“현장의 즐거움을 만끽했던 작품이었어요. 촬영 후 회식에서도 새벽 3시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어요.”
재난영화 ‘감기’(감독 김성수)의 개봉(14일)을 앞두고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수애(33)는 전작 그 어느 때보다 밝아 보였다. 함께 출연한 장혁 유해진 마동석 등에 일일이 ‘오빠’ 호칭을 붙여가며 함께했던 촬영과 회식 등 뒷얘기를 웃음을 섞어가며 전했다. 자신을 조금 풀어놓고 누리는 자유와 동료ㆍ스태프와 어울리는 즐거움을 말끝마다 되뇌었다. 전작의 인터뷰 때는 쉽게 보여주지 않던 모습이었다.
“멜로나 스릴러는 한두 배우의 밀도 있는 연기가 힘이라면, 이번 같은 재난영화는 출연진과 스태프끼리의 호흡과 어우러짐이 중요했죠. 협동심이라고 할까? 저 자신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이제까지는 혼자 깊이 들어가는 캐릭터를 주로 해왔다면 ‘감기’에선 함께 어울리는 인물을 연기해야 했으니까요.”
회식자리에선 늘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고, 밤샘 촬영이 끝난 동틀 무렵엔 모두 모여 편의점에서 맥주 한 잔씩 들이켰다. 촬영 중 어느 날인가는 장혁과 유해진이 음악 ‘노킹 온 헤븐스 도어’를 틀어놓고 악기를 연주하듯 신나게 춤을 추면서 수애에게 ‘동참’을 요구했다. 수애도 기타 치는 흉내를 내면서 몸을 흔들었다고. 남자 배우들 틈바구니에서 ‘홍일점’으로 사랑을 독차지한 것도 좋았다고 농담 반 진담 반 덧붙였다.
“ ‘강한 여성’을 제 인생의 롤모델로 삼는 성향이 이제까지 작품과 캐릭터를 선택하는 데에도 작용했던 것 같아요. 가족을 지키려고 분투하는 여성상을 많이 연기해왔죠. 심지 굳은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고요. 하지만 이제는 저를 가둬뒀던 틀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풀어놓고 싶어요.”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8.09 영화배우 수애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8.09 영화배우 수애 인터뷰.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3.08.09 재난영화 ‘감기’로 현장의 즐거움과 어울림의 기쁨을 알게 됐다는 수애는 “좀 더 사람 냄새 나는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변화를 꿈꾸는 수애는 어떤 모습일까? 이번 영화에서도 ‘힌트’는 있다. 감염되면 치사율 100%의 변종 인플루엔자가 덮친 도시. 어린 딸을 하나 둔 ‘싱글맘’이자 감염내과의사인 인해(수애 분)와 예쁜 여자만 보면 눈에 하트를 켜지만 자신의 일에서만큼은 책임감과 희생심이 남다른 구조대원 지구(장혁 분)가 거대한 재난 속으로 휘말려 들어간다. 두 남녀 주인공은 영화 초반 교통사고 피해자와 현장 구조요원으로 인연을 맺는다. 영화 초반 수애의 모습은 푼수기가 다분한 왈가닥 여성으로 로맨틱코미디 주인공의 면모가 강하다. 수애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나 싶다. 김성수 감독은 “내가 알고 있던 수애와 사석에서 만난 모습이 달랐다”며 “풀어진 그 모습 그대로 연기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수애는 “알고 보면 나도 허당”이라고 말했다. 물론 재난이 덮쳐 도시가 혼란에 빠진 후반부에선 딸을 구하려는 엄마의 사투와 백신을 구해 시민들을 구해내려는 의사의 분투를 보여준다.
“주위 사람들과 팬들은 저를 재미없는 사람으로 알고 계신 것 같아요. 사실 지금 이미지가 좀 딱딱하잖아요. 너무 쉼 없이 달려오다 보니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자신 있는 모습에만 집중해왔지요. 이제는 바꿔놓고 싶어요. 조금 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서고자 해요. 더 인간적인, 더 사람 냄새 나는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창문 밖으로 눈길을 주던 수애는 말끝에 문득 “비 오는 삼청동이 참 좋다”며 인터뷰를 맺었다.
이형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