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재판부에 의견서 제출
검찰이 최태원 SK그룹 회장 재판의 핵심 증인이자 공범인 김원홍(52) 전 SK해운 고문의 체포와 관련한 의혹이 있다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김 씨가 체포되기 직전 SK 측과 연락을 주고받거나 접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여환섭 부장검사)는 최근 항소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4부(문용선 부장판사)에 ‘김 씨의 체포와 관련해 의혹이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혹의 핵심은 김 씨가 대만에서 전격 체포된 지난달 31일 최재원 SK 부회장 등 임직원도 대만에서 체류했던 것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들의 출입국 기록을 조회해 관련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부회장은 형인 최태원 회장의 횡령ㆍ배임 사건에서 공범이자 피고인 신분이다.
이에 따라 SK 측과 김 씨가 모종의 교감을 나눈 뒤 김 씨가 입국했다는 이른바 ‘기획입국설’이 힘을 받는 상황이다. 검찰도 김 씨가 갑작스럽게 체포될 당시 최 부회장 일행이 현지에 있었다는 점에서 양측 간 어떤 합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다만 최 부회장 일행이 언제 대만에 도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SK 관계자가 김 씨의 체포 소식을 ‘모종의 연락망’을 통해 전해듣고 급거 대만으로 향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이는 기획입국설에 반하는 관측인 셈이다.
앞서 최 부회장은 항소심 공판에서 “한 달에 한두 번씩 대만으로 가 김 씨를 만난다”고 밝힌 적도 있다. SK그룹은 “(법정에 증인으로) 나서달라고 김 씨를 설득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씨는 최 회장 사건의 구도를 뿌리부터 뒤흔들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검찰로서는 기존 공소사실에 따라 최 회장의 유죄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서 ‘공범’ 김 씨의 역할이 부각될수록 범죄 증명이 어려워지고 사건 구도가 뒤틀린다는 부담을 갖게 된다.
최 회장은 항소심 막판에 “김 씨에게 홀려 사기를 당했다”고 말하는 등 횡령ㆍ배임 범행의 ‘배후 설계자’는 김 씨라고 주장했다. 최 회장은 지난달 30일 김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김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