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곳 업소중 단속 받은 곳 2곳뿐. “자정 넘으면 단속이 잘 안나온다”
담배매출에도 큰 변화 없어
[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ㆍ김다빈 인턴기자]개정된 국민건강진흥법에 따라 음식점ㆍPC방등 다중이용업소 내 전면 금연 규정을 시행한지 1달이 지났지만 제대로 정착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소에서는 금연표지등을 부착할 경우 손님에게만 과태료가 부가된다는 점을 이용, 담배를 피우다 걸린 손님에게 과태료를 물어주는 등 편법도 등장해 허술한 단속을 비웃고 있다.
헤럴드경제가 7월 31일 국민건강진흥법 개정시행 1달을 맞아 유흥가의 금연구역 지정 음식점등을 돌아본 결과 많은 음식점에서 아직도 암암리에 담배를 피울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속이 없는 12시 이후에는 대부분의 술집에서 흡연을 공공연히 허가하고 있었고, 종이컵을 주며 몰래 피우라고 하거나 아예 재떨이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었다.
홍대앞의 한 술집 업주는 “자정이 넘으면 단속이 잘 나오지 않는다”며 “가게 이미지와 매출 때문에 손님들에게 맞춰주기 위해 그냥 종이컵을 주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조사대상이 된 12곳의 음식점 가운데 단속을 받았다고 답한 곳은 2곳에 불과했으며, 다른 10곳은 지난 한달동안 한번도 단속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과태료를 손님들에게 물린 뒤 몰래 갚아주는 업소도 있었다. 한 대학가 유흥주점 업주는 “단속에 걸리면 일단 손님들에게 벌금을 내라고 요청한 뒤 나중에 몰래 배상해준다”고 말했다. 업주는 적발시 적발횟수에 따라 170~550만원의 과태료를 물게 되지만 손님의 경우 1회 적발시 10만원만 내면 된다는 점을 이용한 편법이다. 이 업주는 “인근 업소는 금연 규정을 철저히 지켰더니 매출이 40% 가량 줄었다고 한다”고 전하면서 “차라리 과태료를 몰래 돌려주는 쪽이 싸게 먹힌다”고 속사정을 털어놨다.
금연법을 성실히 지키는 업주들만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금연법을 잘 지키고 있다는 업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업주들은 금연법 시행이후 평균 30% 가량 매출이 하락했다고 답했다. 한 술집 업주는 “주말엔 하루 300~400만원 정도 벌었지만 이번달부터 하루 매출이 140~15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며 “이대로 한 두달만 더 간다면 가게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며 난색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호프집 주인은 “1종유흥업소인 룸살롱은 금연법 대상에서 제외되고, 우리같은 호프는 금연법의 제재를 받는다”며 “돈이 많아 룸살롱 간 사람은 담배를 피워도 되고, 호프에 온 사람들만 금연하라는 이야기냐”고 분개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담배소비자협회 최비오(39) 기획 부장은 “보건복지부는 아무런 대책 없이 금연구역만 설정해 놓았다”며 “일본처럼 정부에서 음식점 업주들에게 흡연실 만드는 비용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 기간 중 금연법의 근본 취지인 흡연률 감소 효과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KT&G와 브리티시 아메리칸 타바코 등 국내외 담배회사들에 따르면 금연법 전면시행 전인 지난 달과 이 달의 담배 매출은 큰 차이가 없었다. 한 담배업체 관계자는 “지난 달 매출과 비교해 미묘한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이는 계절적인 요인 때문”이라며 “금연법에는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