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카발 온라인 재론칭을 위한 출장 차 대만에 다녀왔다. 2005년 처음 국내에 선보인 카발 온라인은 올해 여덟 살이 된 장수 게임이다. 대만 현지에서의 반응은 뜨거웠다. '정식으로 다시 오픈 되는 날을 기다려 왔다', '오랜 팬으로서 다시 플레이 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는 글이 게시판을 가득 메웠다. 이러한 반응은 대만뿐만이 아니다. 재작년 중국에 '카발 온라인'을 다시 론칭했을 당시에도 그랬고, 곧 론칭을 앞둔 베트남에서도 기대가 높다. 요즘 글로벌 시장에서는 국내 출시 후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중견' 온라인게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오랫동안 검증돼 온 온라인게임이 오히려 더 활기를 띠고 있다.

→ 이스트소프트 게임사업본부 게임해외부문 장지혁부문장

카발 온라인 같은 경우에는 8년간의 꾸준한 대형 업데이트와 해외 각 국가 특성에 맞는 운영 방식을 적용하는 등의 현지화 전략이 전 세계 2,600만이 넘는 팬덤(Fandome)을 축적하는데 기여했다고 하더라도 '중견' 온라인게임이 다시 활기를 띠는 데에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적 요인도 분명히 존재한다. 첫째로, 온라인게임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온라인게임의 강국이라고 불렸던 한국에서 최근 모바일게임 붐이 불면서 주목할 만한 신규 온라인게임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해졌다. 물론 중국에서 개발된 온라인게임들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지만, 중국산 게임은 퀄리티나 콘텐츠 측면에서 아직 한국을 따라오지 못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모바일게임 출시 열풍에 온라인게임 수출이 반사 이익을 본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온라인게임의 수출이 예전에 비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두 번째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기기의 성장으로 고사양 PC에 대한 욕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중견' 온라인 게임 주목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기기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PC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경우 보급 PC의 사양이 높지 않은데다 스마트폰 이용률이 증가하면서 고사양 PC에 대한 니즈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고사양 게임에 대한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지면서 비교적 저사양을 요구하되 재미는 보장된 '중견' 온라인 게임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향후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모바일게임 열풍 트렌드를 그대로 따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이들 시장에서는 게임 내 탄탄한 커뮤니티성이 게임 플레이 요소에 아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가 낮은 모바일게임은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기란 매우 힘든 특성이 있다.

'카발 온라인'이나 '라그나로크', '리니지', '크로스파이어' 등이 전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관심 받으면서, 수출국을 넓히고 있는 것도 이러한 트렌드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중견' 온라인게임들이 전 세계 많은 유저들의 사랑을 받으며 '고전' 게임으로 자리매김하길 희망해본다.

글 | 이스트소프트 게임사업본부 게임해외부문 장지혁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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