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청와대가 사의를 표명한 채동욱 검찰총장에 대해 15일 ‘선(先) 진실규명 후(後) 사표수리’라는 입장을 밝히며 ‘청와대 배후설’ 진화에 나섰지만 의혹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법무부가 감찰 지시를 발표하기 전 채 총장과 여러차례 접촉한 정황이 드러나는가 하면 야권에서는 청와대가 8월 한달간 집중적으로 채 총장을 사찰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16일 검찰과 정치권에 따르면 채 총장은 조선일보 보도가 난 뒤 휴일인 8일께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채 총장이 이 자리에서 황 장관에게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진상을 밝히겠다, 유전자 검사를 받을 용의도 있다’며 조선일보 보도를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채 총장은 또 ‘감찰을 계속 주장한다면 임명권자의 불신임으로 알고 사표를 내겠다. 이는 검찰의 중립성, 독립성의 문제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채 총장은 황 장관을 만난 뒤 홍경식 청와대 민정수석도 만나 같은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채 총장은 지난 9일 조선일보에 정정보도를 청구하고 유전자 검사라도 할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외부에 밝혔지만 법무부는 13일 오후 전격적으로 채 총장에 대한 감찰 착수를 발표했다.

법무부는 그러나 이날 오전 “장관과 차관이 검찰총장에게 사퇴를 종용한 일이 전혀 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한편,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달 초 물러나면서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찰파일’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넘겨줬으며 8월 한달간 채 총장에 대한 ‘불법사찰’이 비밀리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인 박 의원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그 전부터 곽 전 수석과 국정원 2차장이 채 총장을 사찰하고 있다는 말들이 공공연하게 알려지고 퍼져 있었다”며 이같이 폭로했다.

이 사찰작업은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장 간에 긴밀히 연락을 유지하는 가운데 이뤄졌으며, 대검에서 이런 사실이 발각돼 감찰 지시가 이뤄졌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실제로 채 총장은 자신을 몰래 사찰한 의혹이 일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김광수 공안2부장검사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라고 대검찰청 감찰본부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과정에서 채 총장의 내연녀, 혼외자식으로 지목된 두 민간인의 혈액형 등 개인정보를 청와대가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나면서 채 총장을 겨냥한 청와대의 민간사찰 의혹이 더욱 확산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