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시작된 약속의 땅 에비앙챔피언십서 새 역사 도전…움직이는 1인 기업 박인비의 그랜드슬램 공략법 SWOT 분석 통해 알아보니
‘박인비의 돌풍이 시작된 곳.’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는 공식홈페이지에 박인비(25·KB금융)의 그랜드슬램 재도전을 소개하며 에비앙챔피언십을 박인비의 돌풍이 시작된 곳으로 설명했다. 그도 그럴 것이, 박인비는 2008년 US오픈 우승 후 4년간의 긴 슬럼프를 지난해 에비앙대회 우승으로 떨쳐냈고 이후 1년간 7승을 더 보태며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 자리에 우뚝섰기 때문이다.
‘골프여제’ 박인비가 ‘약속의 땅’에서 새 역사에 도전한다. 박인비는 12일부터 나흘간 프랑스 에비앙 레뱅의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파71·6428야드)에서 열리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에서 대회 2연패와 그랜드슬램 사냥에 나선다. 나비스코챔피언십과 LPGA챔피언십, US오픈 등 올해 3개 메이저대회를 차례로 휩쓴 박인비는 8월 브리티시오픈 우승을 놓쳐 메이저 연승 기록이 깨졌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오르면 1930년 보비 존스(미국) 이후 83년 만에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기업이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에 근거한 SWOT 분석을 통해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처럼, ‘움직이는 1인 기업’ 박인비도 SWOT 분석을 통해 그랜드슬램 성공을 공략해본다.
▶Strength(강점)=여러 설명 필요없이 각종 기록이 박인비의 위대함을 말해주고 있다. 세계랭킹 1위, 시즌 최다승(6승), 시즌 메이저 3승, 상금 1위(217만9877달러), 올해의 선수 포인트 1위(281점), 평균타수 2위(69.74타),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수 1위(1.726). 압도적인 기록과 성적으로 올해 LPGA 무대를 평정했다. 여기에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경쟁무기까지 더했다.
박인비는 “대회 코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안방에 온 것처럼 편안하다. 좋은 성적을 낸 곳이라 자신감도 있다”고 했다.
▶Weakness(약점)=그랜드슬램에 대한 중압감은 여전히 박인비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US오픈 이후 보여준 하락세도 마음에 걸린다. 박인비는 US오픈 우승 후 4개 대회서 단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브리티시오픈에선 공동 42위로 부진했다. 강점인 퍼트 역시 빛을 발하지 못했다. US오픈 전까지 라운드당 평균 퍼트수 28.43개(2위)였던 것이 US오픈 후 4개 대회서 평균 30.31개로 늘어났다. 브리티시오픈 때 나흘 동안 무려 143개의 퍼트를 기록한 게 뼈아팠다. 라운드 평균 30.31개의 수치는 현재 LPGA 선수 순위로는 88위에 해당한다. 박인비의 현재 평균퍼트 수는 28.92개, 5위로 다소 내려앉았다.
▶Opportunity(기회)=‘재충전’이라는 보약을 먹었다. 박인비는 8월 말 장염 증세로 세이프웨이클래식에 결장하면서 집에 돌아와 몸과 마음을 ‘리셋’시켰다. 1보 후퇴 뒤 2보 전진. 가족과 함께 입에 맞는 음식을 먹고 휴식을 취하면서 체력을 보충하고 흔들렸던 마음을 가라앉혔다. 또 9개월간의 리모델링을 마친 대회 코스가 박인비에겐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파72에서 파71로 바뀌고 코스 전장이 다소 길어졌지만, 더욱 딱딱하게 바뀐 그린은 빠른 그린을 좋아하는 박인비에게 좋은 ‘기회요인’이 될 것이다.
▶Threat(위협)=경쟁자의 추격이 만만찮다. 세계 2위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3위 수잔 페테르손(노르웨이) 등이 박인비가 주춤한 사이 1승씩을 보태며 무섭게 쫓아오고 있다. 한동안 깊은 슬럼프에 빠졌던 청야니도 세이프웨이클래식서 반짝 기지개를 켰다. 세계 4위 최나연(SK텔레콤), 5위 유소연(하나금융)ㆍ신지애(미래애셋) 등 한국 선수도 위협적인 도전자다.
박원 J골프 해설위원은 “최근 주춤했지만 기술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브리티시오픈에서의 경험이 약이 됐을지, 독이 됐을지가 관건이다. 경쟁자의 추격도 위협요인이지만 그보다는 박인비 내적으로 얼마나 부담을 덜어내고 자기 샷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조범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