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즐기는 시청자 연령대 확대 TV콘텐츠의 제한 폭 크게 넓어져
‘썰전’ 김구라 ‘SNL코리아’ 신동엽 시사·섹시코드 선구자 자리매김 강용석·유희열 파트너까지 동반 부각
신동엽과 김구라가 예능MC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 둘은 지상파, 종편, 케이블에서 맡고 있는 프로그램이 5개가 넘는다. 인기가 있는 예능인도 그 기세를 이어나가기는 어려운 법이다. 하지만 이들은 40대에 접어들어서도 여전히 ‘핫’하다. 지금 두 사람이 인기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말을 잘하기 때문이지만 말 잘하는 방송인은 이들 두 명만이 아니다. 이들이 예능 대세가 된 것은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부분을 열어놓았기 때문이다. 정확한 용어는 아니지만, 그것이 신동엽에게는 ‘19금(禁) 개그’이고, 김구라는 정치시사 부분이다. 이들 분야는 예능쪽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두 사람은 그 장점을 극대화해 보여주며 선구적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들은 주변에서 그런 역할을 하는 사람까지도 ‘업’시켜주고 있다. ‘썰전’에서 초반 강용석이 예상을 벗어날 정도로 큰 반응이 나온 것은 김구라가 깔아준 ‘판’ 도움을 어느 정도 받은 것이다. 이후 강용석은 말을 너무 함부로 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유희열도 ‘유희열의 스케치북’ MC로 활동하며 ‘감성변태’로 주목받고 있지만, 신동엽이 있는 tvN ‘SNL코리아’를 만나 판을 더 키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시청자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젊은 세대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TV 콘텐츠로는 소재나 소재를 담는 방식이 제한돼 있었다. 김구라와 신동엽은 시청자 연령대를 확장시키고 취향을 다변화하는 데 좋은 인물이다. 김구라는 JTBC 새 예능물인 비무장 정치쇼 ‘적과의 동침’을 유정현과 함께 맡았다. 정치인은 ‘다큐’에서는 싸우지만 ‘예능’에 오면 소통이 된다.
전ㆍ현직 국회의원이 여야를 대표해 한자리에서 짝을 지어 물가와 역사, 민심과 유행 등에 대한 퀴즈를 풀어보는 ‘적과의 동침’이 방대한 상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돌직구’에 능한 김구라에 의해 어떻게 연성화하고, 그러면서 어떻게 정치적 상식과 감각을 시청자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해줄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신동엽과 유희열이 한 프로그램에서 만났다는 사실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들은 초ㆍ중ㆍ고교 1년 선후배 사이로, 고교시절 방송반에서 신동엽은 콩트 담당으로, 유희열은 진행자로 호흡을 맞춘 적이 있다. ‘SNL코리아’가 정치풍자 기능이 약화된 시점에서 19금 개그에 능한 두 사람의 합류는 앞으로의 상황 전개를 기대하게 한다. 동시에 쉽지 않은 그림도 예상된다.
‘SNL코리아’는 정치풍자와 19금 섹시개그의 양축의 균형을 잡아나가며 품격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정치풍자 기능이 약화된 상태에서 이들이 보여줄 개그는 장단점을 고루 지니고 있다. 장점은 성적인 농담을 저급하지 않게 허를 찌르며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면서 원초적인 재미를 던져준다는 점이다. 돌발상황 대처 능력이 뛰어난 신동엽은 남녀노소에게, 유희열은 좀더 여성적인 감성에 어울린다는 점도 강점이다.
둘은 ‘병맛(병신스러운 맛)’ 유머를 추구하는 ‘SNL코리아’의 코드와 가장 잘 맞는 사람이다. ‘병맛’ 코드는 예측 가능한 기존 개그와 달리 전개와 결말을 예측하기 힘들게 한다. 젊은 세대는 예측 가능한 개그를 싫어한다.
‘위켄드업데이트’를 처음 진행한 유희열은 밤 11시가 넘어 미쓰에이 수지에게 영상편지를 띄우며 “희열 오빠야. 오늘 나 첫 시간이라서 떨리는 거 있지? 그래. 항상 네가 큰 힘이 된단다. 그런데 지금 너 뭐 입고 있니?”라고 물어 시청자를 뒤집어놨다. 신동엽도 가장 싫어하는 개그가 짜고 치는 것이다.
이들이 ‘19금’ 개그를 할 때 상대를 조롱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망가뜨리는 ‘셀프디스형’이라는 점도 거부감을 줄여준다. 둘은 우윳값 인상을 이야기하다 젖병을 가지고 19금 개그를 펼쳐 웃음을 자아냈다. 신동엽과 유희열의 개그감각은 초절정 고수나 다름없다. 여기에 현실감이 더해지고 약간의 시사를 곁들인다면 무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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