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점포를 팔려는 영세 자영업자들을 상대로 점포 양도 중개를 가장하고 여러차례에 걸쳐 광고비ㆍ공고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낸 보이스피싱 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 조직폭력배들과 전문 사기범이 손을 잡고 결성한 이들 조직은 영세자영업자 1100여명으로부터 37억원이나 뜯어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윤재필)는 보이스피싱 2개 조직 12명을 인지해 김모(28)씨 등 8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교도소에 수감 중인 답십리파 조직원 고모(29)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달아난 3명은 지명수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9월부터 올해 7월 인터넷상의 생활정보지에 점포 양도 광고를 올린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마치 양도 업무를 중개할 것처럼 속인 뒤 각종 명목으로 37억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부동산 중개사무실 직원, 광고회사 직원, 매수희망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매도 광고비, 경매수수료, 공탁금 등 각종 명목으로 피해자들에게서 돈을 뜯어냈다.
예를 들어 이들은 우선 ‘중고나라’ 등에 점포 양도 광고를 올린 점포주의 연락처를 보고 전화를 걸어 ‘부동산 114’ 등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방식으로 접근했다. ‘매매를 도와줄 테니 광고 전문 신문사에 광고하라’고 유도하고선 12만∼13만원 상당을 편취했다.
이들은 일당을 주고 고용한 ‘상가답사 대행자’를 해당 점포에 보내 마치 광고를보고 온 것처럼 꾸며 점포주를 안심시키는 치밀함도 보였다.
2차로 점포주에게 매수희망자가 계약을 깼을 경우를 대비해 담보 명목의 부동산을 확보했다고 거짓말하고, 매수자가 계약을 깨 담보물을 경매에 넘겨야 하니 공고비를 내라고 속여 수백만원을 받아 챙겼다.
3차로는 피해자들에게는 부동산이 낙찰됐다며 수수료 명목으로 또 수백만원을 뜯어냈다.
이런 식으로 계속해 뜯어내 심한 경우 10여차례에 걸쳐 돈을 뜯으며 심한 경우 한 사람에게서만 1억8000만원이나 뜯어내기도 했다.
이들은 피해자들과 모두 대포폰으로 연락하고 범행 근거지인 사무실과 대포통장을 수시로 바꾸며 속칭 ‘진상 손님(피해자)’을 피해왔다.
사기를 조직한 김씨는 동종 사기 범행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시절 답십리파 조직원 고씨를 만나 범행을 모의한 뒤 출소 후 고씨의 후배 조직폭력배 등을 끌어들여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씨는 보이스피싱 범행을 하다 다른 폭력 범죄로 또다시 구속되자 교도소 안에서 범행을 원격조정하기도 했다.
김씨는 고씨 등 공범 조직폭력배들이 폭력조직 결성 혐의로 수사를 받게 돼 범행에서 손을 떼자 자신의 처남과 장인까지 끌어들여 사기 행각을 이어갔다. 검찰은 김씨의 장인과 처남도 모두 구속기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