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자동차·화학 등 1등주들 2등주와 시가총액 격차 벌려
삼성전자 주가 한달새 7% 올라 LG화학·현대건설도 외인 러브콜
IT, 자동차, 화학, 건설 등 경기 민감 업종 내 1등주들이 최근 한 달 새 2등주와의 시가총액 격차를 벌린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안정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1등주를 2등주에 비해 더 많이 사들였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내 전기전자업종에서 1등주인 삼성전자와 2등주인 SK하이닉스의 시총 격차는 지난 6일 기준 182조원으로, 한 달 전 166조원에 비해 확대됐다.
삼성전자 주가는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한 달 새 7% 넘게 오른 반면 SK하이닉스는 1%가량 떨어졌다. 중국 공장 화재도 일정 부분 악재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저평가 매력이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4배로, 10개 주요 섹터의 PER보다 낮다.
김영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 ‘갤럭시 노트 3’의 본격적인 판매, 반도체 부문 호조 등으로 3분기에 이어 4분기 영업이익도 10조원대를 유지할 전망”이라며 “경쟁사인 애플이 400달러를 바닥으로 20%가량 상승했는데 삼성전자 역시 하반기 실적 개선 추세가 이어져 저점 대비 20% 수준의 단기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운수장비업종에서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시총 격차가 한 달 전 25조2721억원에서 지난 6일 기준 27조5336억원으로, 2조2615억원가량 더 벌어졌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현대차를 4200억원가량 사들였는데 이는 현대모비스 순매수(1100억원) 금액의 4배에 달한다.
화학과 건설업종에서는 외국인이 1등주인 LG화학과 현대건설을 최근 한 달 새 순매수한 반면 S-Oil, 대림산업 등 2등주는 순매도했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과 관련해 “폴리머전지 등 고수익 제품을 중심으로 증설하고 있어 내년에도 안정적인 이익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특히 신규 사업 중 하나인 중대형 2차전지의 성장성이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건설도 올해 하반기와 내년에 지속적인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
김형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균형적인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국내 건설사 최초로 내년 IFRS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을 것”이라며 투자 의견으로 ‘강력 매수(Strong Buy)’를 제시했다. 반면 통신, 의류, 철강금속, 기계 등의 업종에서는 1등주와 2등주의 시총 격차가 좁혀졌다. 금융업종의 경우 시총 1ㆍ2위가 한 달 전 삼성생명, 신한지주에서 이달 6일 기준 순위가 역전됐다.
신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