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 캄보디아서 2012년 6000만 캔(172억원 상당) 팔리며 승승장구
-올해 1억 캔(290억원 상당) 판매돌파 예상
-거리서부터 킥복싱 대회장까지 눈에 안 띠는 곳 없어
[프놈펜=이슬기 기자] 30일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중심부에서 북서쪽으로 약 8㎞ 떨어진 한적한 마을의 한 건물. 육중해 보이는 철문이 열리자 적재함에 무언가를 가득 실은 대형트럭이 분주하게 밖으로 빠져나왔다. 부연 먼지를 일으키며 멀어져가는 트럭의 뒤로 비친 것은 번쩍이는 남색의 음료수 깡통. 캄보디아에 수출되는 캔 형태의 박카스다.
트럭이 빠져나온 곳은 바로 박카스의 캄보디아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캄골드사의 본사이다. 캄골드는 동아에스티로부터 박카스를 들여와 프놈펜 내의 도매상 60여 곳과 캄보디아 전역 19개 거점도시에 공급한다. 본사 사무실 겸 물류센터를 겸하고 있는 이곳에는 이미 120여평 규모의 대형 창고가 두 동이나 있지만, 밀려드는 주문량을 감당할 수가 없어 세 번 째 창고를 추가로 짓고 있다. 그만큼 캄보디아 내에서 박카스의 인기가 대단하기 때문이다.
이날 역시 캄골드사의 창고에는 고개를 한껏 치켜들어도 다 볼 수 없을 만큼의 박카스가 가득 쌓여있었다. 창고 한 동에 들어가는 박카스는 약 300만 캔 정도. 창고 두 동을 모두 합해 이곳에만 600여만 캔의 박카스가 있는 셈이다. 하지만 밀려드는 주문량을 감당하기에는 턱도 없는 숫자다. 매일 200~300만 캔 정도의 박카스를 실어 내보내야만 겨우 수요를 맞출 수 있다.
캄보디아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박재석 동아에스티 해외사업부 과장은 “2010년부터 캄보디아 시장을 박카스의 동남아 전초기지로 개척하기 위해 힘쓴 결과 2012년 6100만 캔(170억원 상당)을 판매를 달성할 수 있었다”며 “올해는 1억캔(290억원 상당) 판매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캄보디아의 인구와 GDP가 각각 1400여만명, 930달러(2012년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에서 약 30억캔을 판매한 정도의 박카스 시장이 이곳에 생겨난 것이다.
박카스의 이런 인기는 거리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길모퉁이에 주황색 아이스박스를 들고서 음료수를 파는 노점상들은 저마다 자신의 상자에 박카스를 그득그득 채우고 있었다. 거리의 사람들은 익숙한 듯 박카스를 사 들고 습하고 더운 캄보디아의 날씨를 달랬다.
전기 기반시설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편의점이 드문 이곳에서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노점상을 얼마나 장악했느냐가 시장의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다. 박카스는 전체 판매량의 약 80% 정도가 노점상에게서 나올 만큼 캄보디아 국민들의 사이로 깊숙이 침투했다. 경쟁 에너지드링크인 레드불보다 4배 정도 많이 팔린다.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프놈펜 유람선 포트에서 노점을 운영하는 생 판님(57) 씨는 “평일 하루평균 2~300여명의 손님이 오는데, 박카스는 매일 50여 캔 씩 꾸준히 팔려나간다”며 “박카스는 최고 인기품목”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캄보디아에서 박카스의 가격이 그리 싸지 않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박카스는 한 캔의 가격은 60센트(600원가량). 코카콜라가 약 40센트(400원가량), 서민들이 즐겨 먹는 국수가 30센트(300원가량)인 것과 비교하면 이른바 ‘프리미엄 제품’인 셈이다. 그럼에도 한 달 월급이 10만원 정도밖에 되지 않는 트럭 운전사나 노동자도 박카스의 맛을 잊지못하고 다시 찾는다.
안광진 동아에스티 해외사업부 상무는 “캄보디아는 산업화 초기 우리 사회의 분위기가 비슷해 노동자의 피로회복을 콘셉트로 잡은 것이 통했다”며 “동남아시아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도 박카스의 인기에 한몫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캄보디아에 유통되는 박카스 제품에는 한글 제품설명이 그대로 표기돼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드러나는 것이 제품판매에 도움이 된다는 캄골드사의 요청 때문이다.
이 외에도 박카스는 캄보디아의 방송사 채널5에서 생중계하는 킥복싱 대회를 단독 후원하는 등 ‘박카스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박찬일 동아에스티 대표는 “캄보디아는 박카스 ‘제2의 신화’를 이룬 나라”라며 “캄보디아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미얀마, 베트남, 탄자니야로까지 박카스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카스는 미국, 중국, 필리핀, 몽고, 캐나다 등 전 세계 28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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