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애플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와 명실상부한 양강체제를 구축했다.
28일(현지시간) 발표된 애플의 올해 4분기(9월말 종료) 영업이익은 1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비록 지난해 같은 기간(109억 달러)보다 8.4% 줄었지만 시장 컨센서스(96억 달러)를 4.4% 웃도는 것이다.
애플의 이번 실적은 스마트폰 시장 경쟁자인 삼성전자에겐 부담이다. 특히 올해부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되는 양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애플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다는 것은 삼성전자의 몫이 줄어든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IT제품은 소비자들이 기존 제품을 버리고 새 제품을 사고 싶은 욕구를 끌어내지 못하면 정체된다”며 “5~6년간 지속된 스마트폰의 ‘빅 사이클’은 이제 마무리 단계”라고 설명했다.
일단 이번 애플의 실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가 급속히 나타나는 것 아니냔 우려는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이번 분기에 3380만대의 아이폰을 팔아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고 밝혔다. 아이폰5에선 나타나지 않았던 교체주기가 아이폰5S에서 되살아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26.8%를 기록, 시장 컨센서스(26.1%)를 다소 웃돈 것은 애플의 이번 실적이 가격 인하가 아닌 판매량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전자 역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삼성전자의 3분기 ITㆍ모바일 부문 영업이익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6조7000억원에 달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3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이 8840만대로, 역대 최대 시장점유율 35.2%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애플, 두 거인의 스마트폰 점유율이 50%에 달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둘의 양강구도로 굳어졌다. 전문가들은 점차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결정짓는 요인이 ‘혁신’에서 ‘가격’이나 ‘마케팅’ 등으로 옮겨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혁신이 계속되는 시기에는 마진이나 가격 압박이 덜할 수도 있지만 이제는 ‘파이 싸움’으로 변화됐다”며 가격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날로 커지는 중국시장도 두 업체의 미래를 결정지을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3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내년엔 50%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올 정도다.
삼성전자는 약 20%의 점유율로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중국에서 부진했던 애플의 아이폰 매출이 전분기보다 23.5% 증가하는 등 추격을 본격화하고 있다. 또 글로벌 시장에선 존재감이 미미했던 레노버, 화웨이 등 중국업체들이 저가 스마트폰을 내세워 자국 시장을 발판으로 무섭게 성장하는 것도 중요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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