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6년만에 하락세 탈피 조짐 관련펀드 수익률 속속 플러스 전환 일부선 “리스크 상존 낙관 아직 일러”
50대 자산가 조병순(가명) 씨는 ‘중국’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을 쓸어내린다. 2007년 말 지인이 중국펀드에 가입해 연 50~60% 이상 수익을 거뒀다는 얘기에 거금을 투자했는데 몇 년 동안 원금조차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너도나도 중국 열풍에 막차를 탔던 투자자는 2008년 이후 수익률을 받아들고 망연자실했다. 그랬던 중국펀드가 연초 이후 수익률이 기지개를 켜면서 투자자의 표정도 조금씩 밝아지고 있다.
최근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론이 힘을 얻으면서 한동안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중국펀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06~2007년 해외펀드 열풍의 진원지에서 원망의 대상으로 돌변한 중국펀드가 화려했던 과거를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깨어나는 중국펀드=한동안 원금을 까먹던 중국펀드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연초 이후다. 최근 중국 증시가 6년 만에 하락세를 탈피할 조짐을 보이면서 마이너스를 기록하던 중국펀드의 수익률이 플러스 전환되기 시작한 것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본토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55개 대상)의 3개월과 1년 수익률은 각각 6.06%, 3.92%를 기록했다. 홍콩H주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86개 대상)의 3개월과 1년, 2년 수익률도 각각 13.76%, 10.16%, 30.38%를 기록했다.
중국본토펀드는 중국 상하이나 선전증시에, 홍콩H주펀드는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에 각각 투자하는 펀드로 상장된 거래소만 다를 뿐 모두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에 투자한다.
홍콩H주펀드 중 연초 이후 20%대 수익률을 올리는 펀드가 5개, 중국본토펀드 중 연초 이후 10%대 수익률을 올리는 펀드가 10여개에 달한다.
개별펀드별로는 중국본토펀드인 KB중국본토A주증권자투자신탁이 연초 이후 19.91%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홍콩H주펀드 중에서는 피델리티차이나컨슈머증권자투자신탁이 연초 이후 22%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PB리서치팀 애널리스트는 “중국 주식시장이 2007년 10월 이후 지속된 바닥권에서 벗어나는 가운데 현지 경기민감업종 관련주 비중이 높은 주식형 펀드에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본토에 대한 가장 손쉬운 투자수단은 상장지수펀드(ETF)와 공모펀드”라며 “연초 이후 중국본토 주식형 펀드에서 우수한 수익률을 달성한 펀드일수록 경기민감업종의 비중이 높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고 덧붙였다.
▶여전한 중국 신중론=증권가는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 시대의 경제정책 변화가 만드는 긍정적인 환경이 중국증시 상승의 모멘텀이 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올해 중국증시는 지난해 수익률 최하위권에 머문 소프트웨어, 통신, IT하드웨어 종목이 오름세를 주도하면서 신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낙관은 이르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특히 중국펀드의 수익률이 반등하고 있지만 지속 여부에 대해 조심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만으로는 중국증시의 추세적인 상승을 예단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경제지표가 호전됐다 해도 중국 부동산 시장은 과열돼 있고 기업이익이 둔화하는 등 리스크가 상존해 과거와 같은 고성장세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