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3분기 어닝시즌이 정점을 찍고 있는 가운데 주가를 움직인데는 실적보다는 외국인 매수세에 따른 수급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이 지난 24일까지 40거래일 연속 ‘폭풍’ 매수에 나서면서 국내 증시에 들어온 유동성이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원화가치 강세라는 복병을 만나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되면서 시장 자체도 정점에 오른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은 25일 41거래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헤럴드경제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외국인 매수 릴레이가 시작된 지난 8월23일부터 현재까지 외국인의 시가총액 보유 비중 증감과 주가 상승률, 연간 이익 추정치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외국인이 한국을 사들인 두달여 간 주가가 10% 이상 오른 종목은 실적보다 외국인 수급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외국인 보유 비중이 2%포인트 이상 늘고 주가가 10% 이상 오른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올해 연간 이익 추정치가 상향된 곳은 4곳에 그쳤다. 절반 이상이 실적 기대감이 줄었는데도 주가가 오른 것이다.

종목별로는 SK하이닉스가 8월 말 이후 외국인 매수세와 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난 가운데 실적 하향 조정이 함께 이뤄졌다. SK하이닉스는 두달 간 외국인의 주식 보유 비중이 32.97%에서 40.50%로 7%포인트 이상 늘었고 주가는 2만8500원에서 3만3100원으로 16.14% 뛰었다. 같은 기간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9.93% 하향됐다. 4분기는 3분기만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제 2의 페이스북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두달 간 외국인 보유비중이 56.61%까지 오른 NAVER도 최근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21.28%나 하향조정되며 주가 상승세를 무색케 했다. NAVER는 외국인 매수세가 시작된 8월 23일 이후 주가가 34.35% 상승했다.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은 하나금융지주 역시 3분기의 호실적이 일회성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오히려 2.73% 줄었다.

주가를 움직이는 요인에는 실적뿐만아니라 수급도 중요하다. 다만 수급에 제동을 걸 원/달러 환율이 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24일 1060원 선 아래로 내려가며 장중 연 저점을 새로 썼다. 8월 말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오기 시작할 당시 환율은 1110원 수준이다. 외국인이 당장 매도세로 돌아서진 않더라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환율이 1050원대가 되면 코스피지수가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지연되는 등 달러 약세도 조정 움직임을 보이면서 단기간 환율이 급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의는 하되 비관하지 말라는 주문이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연 이틀 원/달러 환율이 장중 연내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고 외국인의 전일 장중 현물 매수 규모는 최대 700억 수준으로 크게 약화된 모습”이라며 “외국인이 장기간 연속 순매수한 상황에서 순매도를 보일 경우 시장에 충격으로 작용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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