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마음 불러’. 나이를 먹으며 그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22일 혈액암으로 타계한 한국학 분야의 석학 김열규 서강대 명예교수(81)는 한국인의 삶과 정신의 질료를 찾아내는데 평생 몰두했지만 자연인으로서의 그의 삶은 노년에 이르러 활짝 꽃을 피웠다.

29세때 대학교수가 된 후 50년동안 교직에 있었던 그는 1991년 자연주의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같은 삶을 꿈꾸며 돌연 고향인 경남 고성으로 낙향해 노년의 삶을 새롭게 시작했다. 책 읽기, 걷기, 군것질하기, 차 끓이기, 차 마시기, 멍하니 바다 보기, 눈 감고 명상하기, 고개 숙이고 상상하기 등 자연과 함께 생활하는 자유로움속에서 그의 글쓰기는 더욱 넓어지고 깊어졌다. ‘한국민속과 문학 연구’, ‘한국신화와 무속연구’, ‘한국문학형태론’ 등 그의 학문적 저서 못지않게 ‘독서’, ‘노년의 즐거움’, ‘그대, 청춘’, ‘공부’, ‘행복’ 등 낙향 후 낸 책들이 큰 사랑을 받는 이유다.

김열규(전교수)
22일 혈액암으로 타계한 한국학 분야의 석학 김열규(81·사진) 서강대 명예교수는 한국인의 삶과 정신의 질료를 찾아내는 데 평생 몰두했지만 자연인으로서의 그의 삶은 노년에 이르러 활짝 꽃을 피웠다.
김열규(전교수) 22일 혈액암으로 타계한 한국학 분야의 석학 김열규(81·사진) 서강대 명예교수는 한국인의 삶과 정신의 질료를 찾아내는 데 평생 몰두했지만 자연인으로서의 그의 삶은 노년에 이르러 활짝 꽃을 피웠다.

평생 ‘한국인이란 누구인가’란 수수께끼를 풀어온 그는 한국인의 기질을 신명과 풀이에서 찾았다.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발전, IT강국을 일군 힘, 싸이의 춤도 이 DNA의 발현으로 봤다. 한국문화탐색에 대한 고인의 학문적 업적은 한류붐이 일고 있는 현 시점에서 더욱 빛난다. 70년대 초 일찌기 한국문화의 특수성을 세계문화의 보편성속에 자리지움으로써 새로운 지평을 열어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족으로는 부인 정상욱(수필가) 여사와 아들 진엽(서울대 미학과 교수)·진황(현대고 교사)씨, 딸 소영(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씨가 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병원에 마련됐다.

이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