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지윤이 돌아왔다. 지난해 내놓은 8집 '나무가 되는 꿈' 이후 약 1년 반 만에 신곡을 발표, 무대에 오른다. 그의 이번 컴백이 더욱 주목을 받는 이유는 가수 겸 프로듀서, 그리고 대표이기도 한 윤종신과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윤종신이 대표로 있는 미스틱89에 새 둥지를 틀고, 발표한 첫 곡은 '미스터리'다.

지난 21일 발표된 '미스터리'로 포문을 연 이번 프로젝트는 근사하다. 박지윤의 음악적 재능을 극대화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앞으로 네 번의 신곡과 정규 음반 하나를 목표로 두고 있다.

대단원의 막을 연 '미스터리'는 신이 나는 비트와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돋보이는 곡이다. 프라이머리의 작품으로 래퍼 산이가 피처링에 참여, 완성도를 높였다.

"점점 더 욕심이 생기고, 그만큼 만족도 역시 높은 것 같아요. 오랜만의 컴백에 설렘과 두려움이 반반이에요"

# 윤종신을 만나다

"(윤)종신 오빠와 어떤 방향으로 음악을 해나갈 것인지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전의 것들을 버리지 않고, 차례대로 다양한 것을 보여드리자는 것에 의견이 모였죠"

윤종신을 만나기까지 박지윤은 사실 고민이 많았다. 혼자의 힘으로 7, 8집을 만들어냈고 활동도 했다. 뿌듯함과 아쉬움은 비례했다.

"새 둥지를 트는 것 역시 고민이 많았어요. 우선 종신오빠가 대표인 미스틱89에 연락을 받았고, 당시 혼자 음반을 준비하면서 제가 알지 못하는 부분을 끌어줄 프로듀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어요. 시기가 잘 맞아떨어진 거죠. 음악적인 부분을 놓치지 않고 대중과 호흡을 하고 싶었어요. 이를 도와줄, 그 역할에 딱 맞는 프로듀서로 종신오빠를 만난 거죠. 이번 작업 역시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어요"

윤종신과 손을 잡은 그에게 대중들은 당연히 '윤종신표 발라드'를 예상했다.

"윤종신을 만났으니, 발라드를 들고 나오겠다고 생각하셨을 거예요. 우리는 그걸 깨고 싶었고, 박지윤이라는 뮤지션 그리고 엔터테이너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했어요. 하나의 모습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걸 할 수 있는 가수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첫 번째로 이 곡을 오픈하게 된 거죠"

윤종신과 박지윤의 작전에는 프라이머리가 있었다. 박지윤이란 가수를 '성인식'으로 기억하고 있는 대중에게도 낯설지 않은, 여기에 한층 성숙한 음악 실력과 매력이 더해졌다.

"'미스터리'는 쉽게 말하면 요즘의 쿨한 사랑이야기입니다. 미스터 리와 미스테리의 중의적인 표현을 하고 있기도 하죠. 노래에 맞게 무대에서도 도시적인

세련됨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의상에서도 직접 아이디어를 냈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은 것 같습니다. 절제된 가운데 선과 각이 있는, 또 30대의 여성미 역시 보여줄 수 있도록 말이죠"

윤종신과의 의기투합, '매우 만족'이다.

"종신오빠는 굉장히 생각이 열려 있는 사람이에요. 최고의 프로듀서죠. 욕심도 있지만 시기를 잘 아는 분이라고 할까요? 더 넓고 크게 보는 눈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상대를 늘 배려하기 때문에 작업 내내 즐겁고 편안했어요"

# 도전의 출발점에 서다

박지윤은 앞서 지난 2009년 7집 '꽃, 다시 첫 번째'라는 음반을 발표했다. 6년이라는 긴 공백을 깼고 그동안 지니고 있던 화려함도 벗어던졌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머리카락, 긴치마에 기타 하나를 둘러멘 박지윤은 전과는 180도 달랐다.

"10대에 일을 시작해서 지난 7년의 공백 동안 자아를 찾았어요. 가장 크게 생각한 건 단연 음악이에요. 그래서 7집 때 곡도 많이 쓰고 큰 변화를 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음반의 전곡은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바탕에 뒀다. 표현하고 싶었던 음악 이야기를 통해 비우고 다시 채웠던 마음을 드러냈다. 이후 지난해 8집 '나무가 되는 꿈'을 내놨다. 7집 이후 2년 만으로, 변화와 성장을 담아냈다.

대중들은 7, 8집을 듣고 박지윤의 변화를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7, 8집은 인디 성향의 짙은 음악을 했어요. 공연을 많이 하고, 마니아층도 많이 생겼죠. 반면 대중들에게 폭넓게 알려지지 않은 부분도 있어서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엔 음악적으로도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했어요. 그게 이번 프로젝트의 첫 번째 목표입니다. 대중들에게 얻는 힘은 굉장해요. 그것만이 목표가 될 수는 없겠지만,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기도 하죠"

그렇다고 대중의 입맛에만 중점을 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음악성은 갖고 가야죠. 회사 역시 그걸 추구하고 저도 동의합니다. 여기에 대중들에게 음악을 쉽게 들려드릴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췄어요. 프로젝트의 첫걸음인 만큼 '색깔'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싱글만 갖고 판단하기보다 네 번에 걸쳐 뮤지션 박지윤의 색깔을 조금씩 보여드릴 계획이니, 꾸준히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웃음)"

# 서른의 문턱을 넘다

어느덧 서른의 문턱을 넘은 박지윤. 되돌아보니 모두 값진 경험들이다.

"서른...많이 달라졌죠. 저는 지금이 더 좋아요(웃음). 과거엔 아무것도 몰랐지만, 지금은 한결 여유가 있어요. 물론 지난 경험은 정말 큰 재산이 된 것 같아요. 그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도 있고, 노래하는 자세 역시 많이 달라졌죠"

모든 것이 처음이고, 서툴렀던 지난날과는 달리 지금은 한발 뒤로 물러나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가장 큰 변화는 대처하는 방법이 지혜로워졌다는 거예요. 예전에는 아무런 준비 없이 상처를 받았다면 이젠 준비된 상태에서 받아들이고, 빨리 극복할 수 있죠. 물론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상처는 똑같이 받아요(웃음)"

세월이 흘러 내려놓은 것도 있고, 다시 한 번 움켜쥐는 것도 있다.

"노래에서는 부른 이의 삶이 그대로 묻어난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지난 행보가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이 음반이 나올 수 있었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고요. 예전엔 비주얼적인 면에 묻혀 보이지 않았다면 이번 프로젝트와 이후 정규 음반을 통해서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음악적인 재능도 부각하고자 최선을 다할 거예요"

가수 박지윤의 또 다른 이름은 배우 박지윤이다. '성인식'의 센세이션을 모르는 이들에게는 최근 종영된 시트콤의 영향으로 연기자의 모습이 익숙하다.

"배우로서는 혼과 열의를 쏟을 수 있는 작품을 만나는 게 꿈이에요. 새로운 역할을 하는 것도 경험이겠지만, 애정을 듬뿍 쏟을 수 있는 캐릭터와 작품을 하고 싶어요. 이제 시작이니까 배우로서는 항상 배우는 자세로 노력할 겁니다"

박지윤의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며 대중과 소통하고자 하는 그의 바람에 응원을 보낸다.

"이번 프로젝트는 분기별로 꾸준히 나와요. '미스터리'를 시작으로 앞으로 또 다른 변신을 할 예정이죠. 여러 가지로 흩어져 있는 박지윤'이란 엔터테이너를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한 것 같아요. 운동도 하면서 체력을 키워 최상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웃음). 하나의 틀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면을 가진 뮤지션이구나 라는 것을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대중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기대해주세요"

김하진 이슈팀기자 /hajin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