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군의 태양’으로 또한번‘ 로코의 여왕’저력 입증…홍자매 작가 인터뷰

컴퓨터 앞에 두고 끊임없이 대화 대화 하나도 에피소드 하나도 모두 공유 우리는 서로에게 또다른 하드웨어 같아

독특한 상황속 캐릭터플레이 좋아해 여주인공에 감정이입·애착 강한편 차기작은 ‘주군’시리즈? 서유기 학원물 버전?

TV를 좋아하는 자매는 한국 드라마를 이끄는 새 이름이 됐다. 김수현, 임성한으로 이어졌던 드라마 시장에 ‘로맨틱 코미디’ 열풍을 몰고온 ‘세대교체’ 바람, 이제는 명실상부 ‘로코 여왕’이다.

예능작가 출신의 홍 자매 작가는 2005년 ‘쾌걸춘향’을 통해 드라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후 쉴 새 없이 달렸다. 해마다 한 편씩 총 9편, “커피숍에 앉은 커플만 봐도 드라마 한 편이 나온다”는 홍 자매 작가의 머릿속엔 무궁무진한 드라마가 있다. 작업기간에는 24시간 붙어있다시피 하는 자매는 컴퓨터 하나만 앞에 둔 채 끊임없는 대화를 나눈다.

“언니, 되게 부자고 못돼 처먹은 애가 귀신 보는 여자애 뒤치다꺼리하면서 끌려다니면 진짜 웃길 것 같지 않아?(홍미란)”

재벌가 설정의 남자와 귀신 보는 여자 이야기를 담은 新(신)복합장르(로코믹 호러) ‘주군의 태양’의 탄생과정은 이 한 마디였다.

“ ‘서프라이즈(MBC)’ 작가를 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귀신이야기를 참 좋아하고, 신비로운 이야기를 쉽게 받아들인다는 생각을 했어요. 9번째 작품인 탓에 계속 로코만 하면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니, 새로운 소재를 첨가하고 싶었죠.(홍정은)”

홍미란(드라마작가),홍정은(드라마작가)
TV를 좋아하는 자매는 한국 드라마를 이끄는 새 이름이 됐다. 김수현, 임성한으로 이어졌던 드라마 시장에 ‘로맨틱 코미디’ 열풍을 몰고온 ‘세대교체’ 바람, 이제는 명실상부 ‘로코 여왕’이다.
홍미란(드라마작가),홍정은(드라마작가) TV를 좋아하는 자매는 한국 드라마를 이끄는 새 이름이 됐다. 김수현, 임성한으로 이어졌던 드라마 시장에 ‘로맨틱 코미디’ 열풍을 몰고온 ‘세대교체’ 바람, 이제는 명실상부 ‘로코 여왕’이다.

“호러물을 하고 싶어 ‘여름편성’을 달라고 했다”는 홍 자매 작가는 이번에도 통했다. 최근 종영한 SBS ‘주군의 태양’은 ‘마의 20%’도 거뜬히 넘었고, 동시간대 1위 자리도 굳건히 지켰다. 매번 히트작을 낸 스타작가이지만 성공한 적 없는 장르에 대한 걱정도 컸다. 그만큼 준비가 철저하다. 이번 작품에서 홍 자매 작가가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호러와 멜로의 적당한 ‘밸런스’였다.

“귀신 에피소드는 쉽고 단순하게” 엮고, “공실(공효진 분)과 중원(소지섭)의 사랑은 타당성 있고 납득할 만하게 그리자”는 것. 복잡하지 않은 스토리에 악역도 없고, 단순한 캔디가 주인공도 아닌 ‘동화 같은 로코’는 홍자매표 드라마의 특징이기도 하다.

“드라마를 쓸 때 여자 주인공에 감정이입을 많이 하고 애착이 강한 편이에요. 단순히 돈 많은 남자와 돈 없는 캔디의 사랑은 평이하고 재미가 없잖아요. 여주인공에 대한 남주인공의 사랑에 타당성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대화를 해요.(홍정은)”

남녀의 사랑이야기가 큰 줄기라지만 홍 자매 작가의 로코물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밀당”이라는 데에 방점을 둔다. 연애감정의 밀당이 아닌 사람 사이의 교류라는 것이다. “서로에게 결핍된 부분을 채워주고, 필요한 사람이 돼가는 과정,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까지만 그린다”며 “오늘의 키스를 위해 달려가는 드라마를 쓰지 않는다는 것(홍미란)”이다. 흔해 빠진 ‘귀신 이야기’가 인간미를 입고, 로코물을 사랑하는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줄 수 있었던 배경이었다.

홍 자매 작가는 두 사람의 작업방식이 가지는 특징을 그들 작품의 장점으로 꼽기도 했다.

“드라마에는 주인공들이 갈 수 있는 수천 개의 길이 있어요. 저희는 대화를 통해서 주인공이 타당성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끊임없이 점검해요. 24시간 붙어있기에 할 수 있는 장점이에요.(홍정은)”

컴퓨터 하나를 앞에 놓고 대사 하나도, 에피소드 하나도 철저한 ‘공동작업’으로 이뤄진다. “혼자 생각하면 한계가 있는 것을 다른 한 사람이 받쳐주니 더 깊어지고 좋은 장면이 나오게 된다”는 홍 자매 작가는 서로에 대해 “어떤 일도 공유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각자의 하드웨어가, ‘뇌’가 하나 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해요.(홍 자매)”

사남매 가운데 유달리 서로의 이야기를 잘 받아주고 통했던 자매가 나란히 예능작가로 출발해 한 일을 하자 시너지도 커졌다.

지금은 “독특한 상황에 던져진 캐릭터 플레이”를 좋아해 ‘로코’를 고집하지만, 홍 자매 작가의 저장고엔 무수한 아이디어가 넘쳐난다. “ ‘발리에서 생긴 일’처럼 사랑 때문에 바닥을 치고 비극의 밑바닥을 헤매는 드라마도 좋아하고, 장르를 초월해 단 하나의 캐릭터가 드라마 한 편을 이끄는 작품도 하고 싶다”지만 아직은 보류 상태다. 스타작가의 이름값에는 책임져야 할 일이 많은 탓이다.

“방송은 공공재잖아요. 내 머릿속에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고 60분을 보는 사람들에게 일기장에 끄적이듯 써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드라마의 성패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걸려 있으니 한 번 해보겠다는 마음만으로는 쉽게 할 순 없는 거죠.(홍 자매)”

하나의 브랜드가 된 지금 홍 자매 작가의 어깨에는 책임감이 더 쌓여가고 있었다. 기대치도 더 높아진다. “우리에게 최고의 작품은 늘 다음 작품”이라는 이들에게 차기작을 물으니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 몇 개의 에피소드가 쏟아진다.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지만, 힌트는 있다. ‘주군’의 시리즈물인 ‘장군의 태양’, “손오공이 문제아로 나오는 서유기의 ‘학원물 버전’ 재밌을 것 같지 않나요?”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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