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검찰…찢겨진 검찰…
관련자들 추가진술 확보 난항에 체포수사 절차상 문제로 중단
“총장 직무대행이 수사팀감찰 지시 대검 감찰1과장 대행이 진행 지검장도 대행체제로 갈 우려 커” 댓글수사 연말까지 장기화될듯
국정원 댓글 수사가 수사기밀 유출과 외압의혹, 윤석열 특별수사팀장(여주지청장)의 항명 사태까지 겹치면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특히 윤 팀장의 직무배제에 이은 윤 팀장,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국정원 댓글 수사 전반에 대한 대검찰청의 감찰이 예정돼 있어 수사팀의 수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당초 이달 말 발표 예정이었던 국정원 댓글 수사결과는 다음달 이후로 장기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댓글 수사와 관련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기소한 수사팀은 국정원이 트위터 등 SNS를 통해 퍼뜨린 글이 더 있다는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하지만 지난 17일 벌어진 국정원 직원에 대한 체포 수사가 절차상의 문제로 중단되고, 남재준 국정원장에 의해 직원들의 진술 거부가 이어지면서 추가적인 진술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수사팀장의 직무배제에 따른 수사지연이다. 국정원 사건과 관련해 남은 의혹은 ▷댓글 및 트위터 활동의 전체 규모 ▷국정원과 새누리당 선거대책위 산하 SNS 단장 윤정훈 목사의 공조 의혹 ▷댓글 삭제 등 국정원의 조직적 활동 은폐 의혹 등이다. 수사팀은 원 전 원장의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최근까지도 댓글과 관련한 새로운 증거들을 계속 찾아내 왔지만 팀장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수사가 지연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한 검사는 “안 그래도 국정원이 비협조적으로 나오고 윗선에선 영장 청구도 미루는 판국에 뚝심 있게 수사를 진행해온 윤 전 팀장이 배제되면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지 않겠냐”고 걱정했다.
수사팀에 대한 감찰도 문제다. 대검찰청이 22일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사건 수사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감찰에 착수하면서 수사팀의 수사일정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대검에서는 이와 관련해 “수사가 진행되고 있고, 공판도 있고 해서 그런 부분을 (감찰시)감안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정작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과 윤 전 팀장의 ‘보고’ 관련 논란 시 배석한 사람이 박형철 현 특별수사팀장 대행이라는 점, 윤 전 팀장의 직무 배제 이후에도 수사팀이 공소장 변경 신청을 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대검 감찰과정에서 적어도 현 수사팀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총장 직무대행의 지시에 따라 대검 감찰 1과장 대행이 국정원 특별수사팀장 대행을 맡고 있는 박 부장검사를 감찰하는 모양새다. 어쩌다 검찰이 대행체제가 돼버렸는지 실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씁쓸해 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대검의 감찰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이 용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러다가 서울중앙지검장도 대행체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자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자칫 오는 12월 중순까지로 예정된 1심 선고기한 내에 검찰이 수사를 마무리짓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1심 선고기한은 공소가 제기된 날로부터 6개월로 돼 있어 오는 12월 13일까지 1심 선고가 나야 하는 상황이다. 감찰을 받게 된 윤 전 팀장은 당분간 수사와 공소 유지에 관여하지 않으며 여주지청장 업무에 전념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공소장 변경 신청 등과 관련한 질문에 “이제 제 소관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김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