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새로운 신의 직장이 탄생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단체들이다. 밀실채용은 물론, 기준 없는 인센티브 지급과 과도한 직원 복지까지 ‘3종 세트’를 모두 갖췄다.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세금을 펑펑 쓰고 있었던 것이다.
17일 금융위가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금융연구원, 여신금융협회, 금융보안연구원, 공인회계사회 등 총 4개 산하 단체에 대해 감사를 실시, 모든 기관에 기관 주의 등의 처분을 내렸다.
▶밀실채용ㆍ공금 남용…도덕적해이 끝은 어디=금융위의 산하단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연구원은 지난 2008년부터 5년간 자체 감사를 한 번도 실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인력채용, 성과급 지급, 직원 복지 등 여러 분야에서 도덕적해이가 드러났다.
우선 채용 등 연구원 내 인력수급계획을 맡은 인사위원회가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인사규정에 따르면 별정직은 공모에 의해, 2급 이상 일반직은 인사위의 심의를 거쳐 채용해야 한다. 하지만 연구원은 지난 2007년과 2010년 별정직 이모씨와 조모씨를 공모없이 채용했고, 2008년에는 인사위 심의없이 이모씨를 일반직 2급으로 채용했다. 또 인사위 심의 없이 연구원을 늘려 2010년 3명이었던 연구위원이 8명으로 2.5배 늘렸다.
또 성과 평가도 등급별 배분비율을 현원의 140%로 맞춰 하위 등급이 없도록 했고, 성과평과에 따라 결정되는 연구장려금은 지급 기준이나 기준금액이 없이 줬다. 주택이 있는 직원도 주택 구입자금을 지원받고, 자녀의 학자금 지원은 국제중, 민족사관고 등 고액의 학비가 들더라도 모두 지원했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2010년 3월 상금 부회장이 퇴임할 때 공로비를 인건비가 아닌 용역비에서 지급해 적발됐다. 2009년과 2010년에는 이사회에 참석한 상임임원에게도 거마비를 지급, 예산을 낭비했다.
금융보안연구원은 임직원 자녀들의 대학 학비도 한도액 없이 전액 지원하고, 원장 특별종합검진비 예산을 따로 편성하는 등 과다한 복지후생제도가 지적됐다. 또 이사회나 총회의 심의가 없이 정원을 증원하고, 공채가 아닌 관행에 따라 직원을 채용했다.
▶일감 몰아주기로 ‘측면지원’=금융위 산하 단체가 도덕적해이를 보이는 것은 금융위에 일정 정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가 연구용역 등 일감을 산하 단체에 몰아주면서 이들의 예산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지난 2011년부터 3년간 발주한 연구용역은 총 54건이다. 이중 금융연구원, 금융보안연구원 등 산하 단체에 준 용역은 29건이다. 전체 용역의 53.7%나 된다.
특히 금융연구원으로 가는 일감이 많다. 금융연구원은 지난 3년간 금융위로부터 총 25건의 연구용역을 수행했다. 연구용역 금액만 7억5540만원이다. 계약 형태도 대부분 계약 상대방을 임의로 지정하는 수의계약이다.
정무위 김기식 의원(민주당)은 “금융위의 연구용역이 수의계약 형태로 이뤄지면서 금융연구원 등 산하단체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는 폐해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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