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 가능성에 반색한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15일 약 9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당분간 하락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선 양적완화 축소 시행이 실제로 내년으로 넘어갈 경우 연저점(1054.5원)을 깰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금융경제팀장은 16일 “현재로선 원화가치가 상승 기조를 탄 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문제는 미국이 출구전략을 썼을 때 우리나라의 변동성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 가늠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라며 “적어도 현재 환율 하락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연저점 뿐 아니라 1040원대까지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에 외국인 자금이 물 밀듯 들어온 배경은 한국의 경제 상황이 다른 신흥국과는 차별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 행진에 한결 개선된 외환건전성과 정부의 국가채무 관리가 신흥국 가운데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미 부채한도 협상이 최종 타결되면 금융시장에 불확실성 제거 효과로 원화 절상이 추가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다른 신흥국의 수요 둔화에 환율 하락이 겹쳐 한국의 성장 연료인 수출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불안이 잔뜩 고조된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지역의 우리나라 수출을 합치면 현재 중국보다 비중이 크다. 환율 하락이 장기화되면 우리나라 수출기업 제품의 가격 경쟁력도 떨어뜨린다. 또 계속되는 자금 유입과 함께 핫머니(투기성 단기자금)가 국내 금융시장을 교란시킬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정부 당국에선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외 경제ㆍ금융 상황의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 시 상황별 정부 대응 시나리오인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 대응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외 여건이 추가로 악화되지 않는 한 거시건전성 3종 세트를 강화하는 것을 포함해 추가 조치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16일 원ㆍ달러 환율은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전일 종가보다 0.6원 오른 달러당 1067.4원에 거래를 시작했고, 오전 9시 45분 현재 1067.7원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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