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육중한 체구에도 귀여운 외모에 많은이들의 사랑을 받는 판다. 때로는 판다가 중국 현대 정치ㆍ경제 외교에 사람보다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할 때도 있다.

결정적인 시기에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판다를 팔아넘기는 모양새로 그려지기도 하지만 ‘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중국인들에게 판다는 중요한 경제외교전략 카드 중 하나다.

CNN머니는 최근 “중국의 경제 우선순위에 대한 감을 잡고 싶다면 판다를 따라가라”라며 중요한 계약 체결에 판다가 등장하는것을 주시하라고 전했다.

지난 2011년 중국은 스코틀랜드와 신재생에너지 기술이전, 석유화학제품 및 연어 공급을 위한 수십억달러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에딘버러 동물원에 한 쌍의 판다를 보냈다. 중국은 이 계약에서 석유시추기술을 얻을 수 있었다.

중국은 원자력 발전에 필요한 안정적인 우라늄 공급을 위해 판다를 이용하기도 했다. 캐나다와 프랑스는 모두 우라늄 수출계약을 체결하며 융자금으로 판다를 받았고, 전세계 최대 우라늄 매장량을 자랑하는 호주는 2006년 중국과 공급계약 체결 이후 2009년 한 쌍의 판다를 받았다.

중국은 싱가포르ㆍ태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하며 판다를 보냈고 말레이시아도 곧 한 쌍의 판다를 받게 될 예정이다.

캐슬린 버킹엄 옥스포드대 교수는 “판다 융자는 중요 자원이나 기술을 공급하는 국가들과 친근한 관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신뢰와 호혜, 오랜 지속으로 특정되는 깊은 거래관계를 의미하는 ‘관시(關係)’를 수립하고자 하는 중국의 의지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판다가 중국 외교전략 수단으로 등장한 것은 비단 최근 일만은 아니다. 마오쩌둥 시대엔 구소련과 북한, 미국, 영국 등의 국가수반들에게 선물로 보내지기도 했으며 1972년부터 1974년까지 각국 대사들에게 24마리의 판다를 선물했다.

그러던 것이 1980년대 중국이 경제개방을 진행하며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높아졌고 판다를 발판삼아 단기 차관을 융통했다. 한 쌍의 판다를 매월 대여하는데 드는 비용은 10만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융자를 목적으로 전세계 각국 동물원에 보낸 판다의 수는 50여마리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판다의 희소가치때문에 주요 무역 상대국들이 모두 중국으로부터 판다를 받는 것은 아니며 “중국은 희소성을 유지하기 위해 판다를 받는 국가들을 선택적으로 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버킹엄 교수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