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직원들 무력감 토로도
2012년 경영평가에서 ‘A’ 등급을 받은 A공사의 B차장은 지난 9월 월급 통장이 두둑해졌다. B차장이 속한 부서와 팀은 내부평가에서 각각 ‘C’ 등급을 받았지만, 기관이 받은 점수가 워낙 높아 인센티브를 받게 된 것. 직원 평균 1000만원에서 조금 모자란다.
원전 비리 의혹으로 사장까지 교체된 한국수력원자력은 같은 해 경평에서 ‘D’ 등급을 받았다. 일 잘하기로 소문난 C부장은 부서평가와 팀평가 모두 ‘S’ 등급으로 사내 최고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기관 점수가 엉망이라 받는 인센티브는 거의 없다. 공기업이면 공통으로 받는 200% 성과급이 전부다.
공공기관 경영평가는 ‘기관평가’와 ‘기관장평가’ 두 가지로 나뉜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내부에서 부서별 평가가 있고 부서 안에서 팀별 평가가 이뤄진다.
문제는 열심히 일해도 인센티브를 거의 못 받는 직원이 생긴다는 것이다. 또 내부평가가 좋지 않은 직원도 정부의 경영평가에 따라 높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기관평가에서 D등급을 받은 한 공공기관의 차장급 직원은 “경평으로 인해 아무리 뛰어난 직원이라도 기관이 낮은 등급을 받으면 인센티브를 거의 못 받는다”면서 “열심히 일하는 열정적인 인재가 무력감을 느끼고 적당히 경험을 쌓은 후 대기업으로 이직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하소연했다. 공공기관이 별도의 팀을 꾸려가며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정부의 경평만으로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일에 대한 동기부여를 훼손시킬 수 있어 평가방식의 세밀함이 요구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윤정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