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농ㆍ축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의 대부분이 근로계약 보다 더 긴 시간동안 일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 이주노동자 중 70% 이상이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절반 가까이가 안전 잠금장치가 없는 욕실과 침실에서 생활하는 등 생활 환경도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4월부터 이달 초까지 6개월 동안 농ㆍ축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161명의 이주노동자를 상대로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벌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농ㆍ축산업 이주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15일 발표했다.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어 시험 점수가 모자라 농ㆍ축산업을 선택한 이주노동자들의 90.7%가 근로계약 보다 더 긴 시간 동안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계약서를 체결하지 않았거나 체결했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체결하고 사본조차 교부 받지 않은 경우가 전체의 32.9%였다. 이들은 한달 평균 약 2.1일 쉬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월 평균 근무시간은 283.7시간이었다. 월 300시간 이상 일하는 응답자도 전체의 33%를 차지했다.
특히 이들의 71.1%는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월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추가근무 수당을 받고 있는 이주노동자는 전체의 38.4%에 불과했으며 68.9%가 임금체불을 경험하고, 휴일에 노동을 강요당한 경우도 57.8%나 됐다.
농축산업 사업장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의 숙박과 식사 등 생활환경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67.7%의 이주노동자들이 컨테이너나 패널로 지은 가건물에서 생활했고 건물에 마련된 숙소는 22.4%에 불과했다. 특히 44.7%의 이주노동자가 자신의 숙소 욕실과 침실에 잠금장치가 없다고 응답했다. 이들의 75.8%가 고용주나 관리자로부터 욕설이나 폭언을 들은 경험이 있으며, 14.9%는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