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류ㆍ낙차 등으로 구조정 접근 어려워 ‘마의 현장’
구조율 21%로 최저…서울시 잠실수중보 존치 결정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한강수중보(신곡수중보, 잠실수중보)가 수난사고 시 인명구조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중보의 구조상 와류(소용돌이)와 낙차의 위험이 커 구조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출동까지 최대 50여분이 걸려 구조해도 사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잠실수중보를 존치키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곡수중보는 연말 용역결과에 따라 철거여부를 확정지을 방침이다.
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강교량투신사고 방지 시스템 구축에 관한 연구’(2013) 보고서에 따르면 잠실수중보(잠실대교 밑) 상류에서 사고발생 시 사고접수에서 출동까지 평균 50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곡수중보(김포대교 밑)의 경우도 40여분(구조정)이 걸렸다.
심폐소생술이 가능한, 즉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현장에 4분 내 도착해야 한다. 하지만 가속도 붙는 물살과 와류, 낙차 등의 위험으로 접근성이 낮아 한강수중보는 인명구조작업의 ‘마(魔)의 현장’으로 꼽힌다. 이로 인해 구조해도 이미 사망한 경우가 많다고 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수중보가 ‘익사기계’로 불리는 이유다.
실제 지난 2007년~2011년까지 5년간 잠실수중보 상류 10.18㎞ 구간의 수난사고 출동은 총 482건인데 비해 구조된 인원은 105건에 불과했다. 연 평균 96.4건 출동해 21명을 구조한 셈이다. 구조율로 따지면 21%에 불과하다. 자살시도가 많아 인명구조작업이 많은 마포대교(35%), 서강대교(24%), 원효대교(42%)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다.
백남훈 시 소방재난본부 구조대책팀장은 “특히 잠실수중보의 경우 인근에 수상레저시설들이 많아 강에 빠져 수중보 인근까지 떠내려오는 시민들이 많다”면서 “하지만 접근성이 열악해 수색작업부터 구조까지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본부는 사고가 여름철 집중되는 점을 감안해 매년 여름철 잠실수중보 인근에 수난구조대 초소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것도 3개월(6~8월)만 운영되고 특정시간에 한정된다. 신곡수중보는 임시 수난구조대 초소조차 운영되지 않고 있다.
시 소방재난본부는 “예산과 인력의 부족으로 신곡수중보의 경우 아직 임시초소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한강에 부유물과 미세먼지가 많아 코 앞의 물속도 보이지 않아 대원들이 ‘물컹’하는 촉감으로 조난자를 찾고 있다”며 열악한 구조대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서울시는 최근 철거를 검토했던 잠실수중보에 대해 존치하는 것으로 결론 낸 것으로 확인됐다.
배광환 시 도시안전실 물관리정책과장은 “철거와 관련 잠실수중보에 대한 학술용역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존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보면 된다. 잠실수중보 상류에 상수원이 위치해있을 뿐만 아니라 이전 비용도 1조원 가량 들어 국토교통부에서 철거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강수중보가 인명구조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점은 처음 들은 얘기”라면서 “관련 내용을 더 알아보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부터 개량 및 철거 등에 관한 용역을 진행 중인 신곡수중보의 용역결과는 올해 말께 나올 예정이다. 시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올해 안에 신곡수중보 철거여부에 대해서도 결론을 낼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