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울산) 기자] 5년이라는 시간은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특히 대학의 역사로는 겨우 졸업생을 배출할 정도의 시간에 불과하다. 하지만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에게 지난 5년은 수많은 성과와 명성을 이뤄낸 기적과 같은 시간이었다. 물론 그 기적 같은 시간엔 조무제 총장이 중심에 서 있었다.
“2007년 9월 1일 처음 이곳에 왔습니다. 한쪽에서는 건물을 지으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교수진을 꾸리고, 전국 25개 과학고를 돌며 학생들을 모집해 개교했습니다. 단 한순간도 머뭇거리지 않고 숨가쁘게 앞으로 달려왔고, 지금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으로 성장했다고 자부합니다”
조 총장의 첫마디는 ‘감사하다’는 말이었다. 기적과 같은 현실은 대학 구성원 모두가 ‘꼭 해내겠다’는 일념으로 헌신하고 분투했고, 울산시와 울주군, 울주시민들의 적극적인 지원과 성원 덕분이라고 공로를 돌렸다.
오늘의 UNIST를 있게 한 것은 ‘선택과 집중’ 전략이라고 조 총장은 지목했다. 처음부터 UNIST는 차세대에너지, 첨단신소재와 바이오분야를 집중 육성해왔고, 이미 세계가 놀랄만한 결실을 잇따라 쏟아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UNIST의 2차전지 분야는 스탠포드, MIT와 더불어 세계 Top3로 평가 받고 있다. ‘전기자동차 급속 충전 전극 소재 원천기술’은 2012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10대 과학기술 뉴스 중 4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초 세계 최고 권위의 네이쳐 퍼블리싱그룹의 대학평가에서 연구역량 순위 국내 대학 중 9위로 평가 받았다. 불과 개교 4년만의 일이었다.
정부가 미래의 노벨상 배출을 목표로 야심차게 시작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기초과학연구원 캠퍼스연구단’에도 올해 2개의 사업단이 선정 됐다. 2개의 사업단에는 각각 연간 100억씩 10년간 총 2000억의 연구비가 지원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다수의 대형 국책연구사업단을 수주하는 성과를 내고있다.
이러한 결실의 배경에는 세계 수준의 교수진이 원동력이 됐다고 조 총장은 단언했다. ‘대학의 경쟁력은 결코 교수의 경쟁력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개교 이전부터 세계 최고의 교수진을 초빙하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각지를 누비며 비전을 제시하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 결과 지금은 교수진의 3분의 2가 MIT, 하버드, 스탠포드, 옥스포드, 칼텍, UC버클리 등 세계 명문대 출신으로 채워졌다. 2010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박사가 석좌교수로 활동 중이다.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독일 막스 플랑크 분자의과학연구소의 한스 쉘러 박사를 석좌교수로 초빙해 줄기세포 연구센터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꿈의 신소재 그래핀 연구의 세계적 석학이자 2010년 노벨상 수상자 후보로 이름을 올린 김필립 교수 또한 UNIST의 석좌교수이다.
Lab CD 시스템의 창시자인 마크 마두 교수, 생체 신호 전달 연구의 선구자 서판길 교수, 2차전지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 조재필 교수, 세계가 인정한 에너지 과학자 이재성 교수 등 첨단 융합 연구를 선도하는 최고의 교수진이 UNIST에서 연구와 함께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게재한 30대의 젊은 과학자 이현우ㆍ임정훈 교수를 비롯해 해외 명문대학 출신의 잠재력 있는 신진 교원을 대거 충원하고 있다.
학생들의 수준도 우수하다. 학부생의 경우 특목고 졸업생 20%를 포함 전국 고교졸업생 상위 2~3% 이내의 우수한 학생들을 모집하고 있다. 연구중심대학 답게 학생들의 연구에 대한 의지 또한 대단하다. 교수가 던져주는 지식을 받아들이기만 하던 모습을 벗어나서 학부생 때부터 주도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분위기가 정착돼 있다. 그 결과 학부생들이 세계적인 국제 학회지에 논문을 게재하거나 국제 대회에서 상을 수상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학부생으로 구성된 ‘라온(LAON)팀’은 ‘2012 세계 창의력 올림피아드 대회’에 우리나라 대표로 출전해 2위에 올랐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글로벌 박사 펠로우십 사업’에 대학생 14명이 선정되는 결실을 거두기도 했다. 대학원생 수 대비 전국 최고 선정률이다.
이같은 성과는 차별화된 교육시스템으로 글로벌 인재 양성에 노력해왔기에 가능했다. 조 총장은 인성과 창의력을 겸비한 글로벌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세웠다. 세계 최고의 과학기술 특성화 대학을 목표로 ‘창의’, ‘융합’, ‘글로벌화’를 구체적으로 교육에 적용하고 있다. 앞서가는 해외 대학을 벤치마킹해 대학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 전 캠퍼스를 모바일 캠퍼스로 만들고 모든 강좌를 사전에 IT기반의 LMS에 탑재해 강의시간 전에 예습을 해오도록 하고 강의시간에는 토론식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모든 학생들을 전공구분 없이 모집해 1년간 기초교육을 시킨 후 2학년 진입 시 적성에 따라 자유롭게 트랙(전공)을 선택하게 하고 2개 트랙이수를 의무화해 융합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교수들에게도 2개 이상 학부소속을 의무화해 융합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과 교수를 단계적으로 전체정원의 2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아래 전 강좌를 100% 영어로 진행하고 있고 이는 현재 국내대학 중 유일하다. 또 전 강좌를 무감독시험으로 치르게해 과학자의 학문적 양심을 일찍부터 길러주고 있다. 사회봉사활동을 통해 남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인성도 겸비토록 했다. 문학과 창의성, 사회와 문화, 문명의 발전, 세계화와 글로벌경제,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등 독창적인 인문소양 교과과목을 개발해 학생들의 창의성 계발에 주력하고 있다. 모든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최소 하나의 악기는 다룰 수 있도록 예술교육도 전개하고 있다.
UNIST는 경쟁대상을 세계 최고의 대학들로 정했다. 2030년까지 세계 10위권 과학기술 특성화대학을 목표로 매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과학기술원 전환을 추진해 UNIST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더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2016년까지 2000억원을 투입해 연구시설 등 대학 인프라를 추가 확충한다. 이 사업으로 연면적 10만㎡ 이상의 대규모 연구시설과 정주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조 총장은 “미래의 ‘아인슈타인’, ‘에디슨’, ‘빌게이츠’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UNIST로 오라”고 권하고 있다. 수년내에 “노벨상 산실 될 것”이라는 자신감에 차있다. UNIST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교수들과 대한민국 최고의 과학인재들이 함께 미래의 꿈을 실혈시키고자 연구에 매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